[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중국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마케팅 활동에 적극 나서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열린 일본 도쿄 올림픽에 이어 올해 베이징 올림픽까지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올림픽 마케팅'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해 손해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후원사 중 '월드와이드 파트너' 계약을 맺은 곳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코카콜라, 비자, 인텔, 에어비앤비, P&G, 도요타, 파나소닉 등 총 13곳이다. IOC는 계약을 통해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톱(TOP, The Olympic Partner)' 기업을 분야별로 1곳을 선정해 마케팅 독점권을 부여한다. 이들이 4년마다 올림픽에 후원하는 금액은 각각 1억 달러(약 1천211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기업들은 지난해 일본 도쿄 올림픽 때부터 제대로 된 글로벌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도쿄 올림픽의 경우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으로 인해 국내에선 보이콧이 거론될 만큼 여론이 좋지 않았다. 이에 국내 유일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도쿄 올림픽에 대한 적극적인 후원 시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소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또 홍보 자료를 단 한 건도 내지 않는 대신 참여 선수들에게 '갤럭시S21 5G 도쿄 올림픽 에디션' 1만7천 대를 제공하는 등 공식 후원사로서의 기본적인 역할에만 충실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 역시 공식 후원사들은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 베이징 올림픽 마케팅을 적극 펼치게 되면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일부 국가들이 신장위구르족과 홍콩 민주주의 억압 등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며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것도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업체들이 올림픽 마케팅에 적극 나설 경우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중국 지도부를 지지하는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힐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로 후원을 중단하면 미국 눈치를 보느라 중국 시장을 소홀히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갤럭시Z 플립3 베이징 올림픽 에디션 [사진=GSM아레나]](https://image.inews24.com/v1/c2d1e8a01e44a0.jpg)
이에 대부분의 공식 후원사들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세운 글로벌 캠페인을 적극 펼치지 않는 모습이다. 비자카드의 경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 100일 전부터 공식 트위터에 성화를 띄우고 개막 카운트다운을 하며 '웨어러블 페이(착용 가능한 지불수단)'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선 후원사란 점을 알리는 보도자료조차 내놓지 않았다. 평창을 내세워 글로벌 캠페인을 벌였던 P&G와 코카콜라 역시 미국에선 광고하지 않고 중국 현지에서만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도 베이징 올림픽 홍보 활동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공식 홈페이지에 베이징 올림픽 관련 활동을 간략히 소개한 것 외에 별도의 홍보 활동을 펼치지 않고 있고, 개막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삼성전자 글로벌 뉴스룸 홈페이지에는 올림픽 관련 언급이 없는 상태다. 이는 올림픽 개막 수개월 전부터 캠페인 활동을 벌이던 '2014 소치 올림픽',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18 평창 올림픽'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다만 온라인에선 홍보 활동을 통해 현지 소비자 공략에 나선 모습이다. 메타버스 공간에 버추얼 미디어 센터와 '갤럭시 하우스 온 제페토' 등을 운영함으로써 매일 새로운 올림픽 뉴스와 팬을 위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베이징 번화가 산리툰에 위치한 삼성 쇼케이스 매장을 가상화 한 '버추얼 삼성 올림픽 쇼케이스'를 운영하며 한정판 기념물을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스노보드 국가 대표 이상호, 쇼트트랙 스피트 스케이팅 국가 대표 최민정을 비롯해 중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펑청 등 9개국 15명 세계 정상급 선수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삼성 갤럭시 팀'을 꾸렸다. 여기에 베이징 올림픽·패럴림픽 모든 참가 선수에게 한정판 '갤럭시Z 플립3 올림픽 에디션'도 제공했다. 이 제품은 흰색 커버에 골드 메탈 프레임이 조합된 디자인으로 뒷면에 새겨진 삼성과 IOC 또는 패럴림픽 로고가 특징이다. 출고가는 7천999위안(약 150만원)으로, 중국에서만 판매된다.
업계 관계자는 "도쿄 올림픽은 국내에서만 국한된 정치적 이슈였다면 베이징 올림픽은 국제 지정학적 문제와 인권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후원 업체들의 부담감이 더 큰 듯 하다"며 "올림픽을 적극 후원하기도, 중국 시장을 의식해 후원을 철회하기도 애매한 상황인 만큼 대부분 올림픽을 언급하지 않고 홍보 활동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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