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이 8연패 사슬을 끊었다. 기업은행은 1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흥국생명과 원정 경기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기업은행은 이로써 올 시즌 개막 후 4승째(18패)를 올렸다. 또한 김호철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한 뒤 마침내 첫 승을 신고했다. 김 감독에게도 V리그 사령탑 복귀 후 첫 승이다.
김 감독은 흥국생명전이 끝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힘들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나보다는 선수들이 정말 더 승리를 기다렸다"며 "그동안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너무 큰 부담을 갖고 경기를 뛰었다. 오늘도 솔직히 경기 전 몸들도 무거운 것 같았고 역시나 부담을 안고 뛰는 것 같아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래도 선수들 표정이 밝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며 "타임아웃 때 '우리 실력을 인정하고 편하게 플레이를 하자'고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그때부터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날 앞선 경기와 다른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김주향을 대신해 산타나(푸에르토리코)가 표승주와 함께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나왔다. 그리고 경기 도중 리시브 라인인도 구헤연이 참가하는 등 변화를 줬다.
산타나와 표승주 조합은 통했다. 산타나는 23점, 표승주는 28점을 각각 올렸다. 22점을 올린 김희진까지 기업은행 공격 삼각편대는 모두 20점 이상을 기록했고 캣벨(미국)이 버틴 흥국생명과 화력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산타나에 대해 "아직까지는 세트 마다 기복이 있다"며 "오늘 원래는 한 두세트만 뛰게 할까 하다가 내 스스로 욕심이 생겼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산타나는)원래 빠르고 공격에 힘이 실리는 스타일"이라며 "지금도 이 부분을 살려야한다. 공격시 높이는 안되겠지만 오늘 경기 만큼은 세터인 김하경과 비교적 잘 맞았다"고 얘기했다.
김 감독은 4세트 초반 입고 있던 양복 상의를 벗었다. 현대캐피탈 사령탑 시절 코트에서 보인 열정적인 모습이 오랜만에 다시 나온 셈이다. 그는 "앞선 두 세트를 잘 풀어가며 가져왔는데 4세트부터 또 선수들이 갈피를 못잡더라"며 "그래서 자극을 주기위해 그랬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이런다고 경기가 잘 풀리는 건 아닐 거라 본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김 감독은 이날 승리로 오랜만에 V리그 정규리그 승리 기쁨을 누렸다. 2508일 만으로 김 감독이 남자부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고 있던 2014-15시즌 이후 처음이다. 김 감독이 현대캐피탈에서 거둔 마지막 승리는 2015년 3월 5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3-1 승)다.
2014-15시즌 종료 후 김 감독은 정든 현대캐피탈을 떠났고 후임 사령탑에는 그 시즌까지 세터로 뛴 최태웅이 선임됐다.
김 감독은 "1승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걸 다시 한 번 알게 됐다"며 "남자부와는 정말 다른 느낌이다. 1승에 대한 무게감이 다르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그리고 김 감독은 오는 18일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리는 페퍼저축은행과 원정 경기를 통해 연승을 노린다.
김 감독은 "내일(16일) 오후 광주로 이동할 예정인데 선수들이 오늘 5세트 경기를 치렀고 지친 상태"라며 "페퍼저축은행전에서는 스타팅 변화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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