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수현 기자] 편의점에서 형편이 어려운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 남매에 음식을 한 아름 안겨주고 왔다는 한 시민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편의점 다녀왔는데 눈물이 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지난 11일 "늦은 밤 맥주를 사기 위해 편의점을 방문했다가 남매를 만났다"며 "그날은 슬리퍼를 신고 있던 발등이 찢어지게 시린 날씨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A씨에 따르면 "맥주를 계산하려고 기다리는데 5~6세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과자를 들고 뛰어와 계산대에 과자를 올려놓았다"며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는 과자 가격을 듣고서는 '이건 비싸서 안 돼'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남자아이는 다시 부피가 작은 과자를 집어서 계산대에 올려놨지만 결과는 여전히 한도 초과였다. 아이들이 고른 물건은 컵라면 2개와 소시지 1개, 삼각김밥 1개가 전부였다.
A씨는 "아이들의 상황이 대충 짐작이 되더라"며 "이사 오기 전 동네에서도 어린 자매가 비슷한 상황에 있어서 살짝 도와줬던 게 생각나 '아저씨 먼저 계산하게 해주면 너희 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계산을 마치고 돌아보니 아이들이 자신을 빤히 보고 있더라. 정말 울컥했다"며 "아이들의 옷차림을 보고 판단하며 안 되지만 이 추운 날 패딩도 아니고 늦가을에나 입음 직한 외투를 입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너희가 양보해줘서 아저씨가 선물하는 거니 먹고 싶은 거 다 골라도 된다'고 했다. 아이들이 쭈뼛거리며 가만히 서 있길래 아이들이 원래 사려던 물건은 두고 컵라면을 더 담아 다시 주었다"고 말했다.
A씨는 "아이들은 그제야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는데 결국 고른 것은 동생은 과자 2개, 누나는 '주방세제'였다"며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고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순간 이성의 끈이 풀려 바구니를 하나 더 들고 과자, 라면, 소시지, 빵 등 골라 담아 한 바구니 더 만들어 아이들에게 들려주니 그저 힘없이 '감사합니다' 하더라"고 했다.
A씨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집에 가는 척 발걸음을 재촉하다 뒤를 슬쩍 돌아보니 가로등 아래서 남매가 봉지 안을 이리저리 휘저으면서 뭐가 있나 보고 있었다"며 "동생이 봉지 안을 보면서 씩 웃는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걸어오면서 한참을 울었다"고 썼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 선행에 훈훈하다면서도 마음이 아프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먹을 걸 고르지 않고 주방세제를 고른 어린 누나가 안타깝다"며 "주민센터를 통해서 도울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아직 세상에 이런 어른도 있다는 걸 보여주셔서 감사하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홍수현 기자(soo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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