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5조원을 넘어서는 등 5년 사이 40% 넘게 급성장하는 가운데, 식품업계가 앞다퉈 시장 선점을 위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건기식 사업을 위한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신규 브랜드를 잇달아 출시하는 등 사업 역량을 강화하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10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5조454억원으로, 2016년 3조5천563억원에서 약 42%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화와 개인 건강관리를 중요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건강 관련 기능성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2030년에는 시장이 2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가동으로 건기식 소분 판매가 허용되고, 식품과 건기식의 일체형 판매도 가능해지는 등 건기식 관련 규제가 완화되며 시장의 성장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건기식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던 식품업계가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기업들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잇달아 건기식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기존 건기식 사업을 따로 떼어내 올해 1월 ‘CJ 웰케어’를 출범시켰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02년에 처음 건기식 시장에 진출해 기능성 소재와 유산균 제품을 출시해왔다. 그러나 급속히 변화하는 시장에서 과감한 의사결정과 사업추진력 향상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식품사업에서 간강사업을 완전히 분리시킨 것이다. 연구개발(R&D), 마케팅, 영업의 전 밸류체인에서 전문성을 높이는 등 구조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CJ제일제당은 기존에 강점을 가진 유산균 사업을 강화해 ‘BYO유산균’ 브랜드를 대형화하고, 신규 기능성 원료를 활용한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전자 분석 데이터에 기반한 ‘생애 주기별 개인 맞춤형 건기식’을 개발하는 등 중장기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를 통해 이재현 CJ 회장이 제시한 4대 성장엔진 중 하나인 ‘웰니스’ 사업을 강화하고, 2025년까지 업계 선두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매일유업도 지난해 10월 건강·영양식 판매부문을 물적 분할해 신규 법인 ‘메일헬스뉴트리션’을 설립했다. 단백질 건기식 브랜드 ‘셀렉스’의 매출액이 지난 2019년 250억원에서 지난해 850억원 수준으로 2년여만에 3배 가까이 급성장함에 따라 건기식을 유가공품 사업의 뒤를 이을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은 셀렉스가 속한 성인 영양식 사업의 R&D, 마케팅, 판매 등의 기능을 분할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건기식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등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건기식 시장 공략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도 눈에 띈다. hy(구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프리바이오틱스 B2B 사업 확대 등을 위해 논산 신공장 구축에도 나섰다. 기존 평택공장 내에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플랜트에 이은 2호 플랜트로, 신공장에는 프로바이오틱스 분말화를 위한 동결건조기 4기를 설치하고 소재 생산량을 60%가량 늘린다는 계획이다. 기존 논산공장은 떠먹는 형태의 호상형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생산 공장으로 최신화한다.
대상의 건기식 계열사인 대상라이프사이언스는 지난달 천안 2공장을 준공했다. 지난 1995년 대상 건강사업부에서 환자식 사업을 시작한 이후 단독 전용 공장은 26년 만에 처음이다. 천안 2공장은 성인균형영양식과 단백질 음료 생산을 위한 최신 설비가 완비된 공장으로, 생산 규모는 천안 1공장의 두 배인 연간 2만4천500톤에 달한다. 향후 설비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연간 9만톤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상라이프사이언스는 환자용 식품 국내판매 1위 브랜드인 '뉴케어'와 단백질 전문 브랜드 '마이밀'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천안 2공장 준공을 통해 품질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해외 성인균형영양식 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 개개인이 스스로의 건강을 챙기는 풍조가 꾸준히 확대되는 가운데, 건강기능식품 산업이 국내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이러한 추세는 한층 강화되는 가운데 건기식이 고성장 산업으로 부각되면서 다양한 업체들이 활발하게 진출하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