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국내 증시(코스피)가 결국 30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2021년을 마감했다. 2022년 증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내년 증시의 핵심 키워드는 변동성이 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과 디커플링(국가와 국가, 또는 특정 국가와 세계의 경기 등이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고 탈동조화되는 현상)은 내년 증시를 뒤흔들 요소로 판단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국채 매각을 통한 시장 통화 회수)을 가속화 하고 있어, 시장 참여자들의 증시 눈높이는 지속적으로 하향되는 분위기다.
◆ 2022년 코스피 예상 밴드 2610∼3600포인트
31일 KB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유안타증권, 부국증권 등 복수의 증권사에 따르면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는 2610∼3600포인트 수준이다. 각 증권사의 고점과 저점 폭이 다른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1년 간 변동성을 염두한 수치라는 평가다.
각 증권사의 지난 11월 발표 기준 2022년 증시 밴드 전망은 가장 낮은 최저점을 2800(삼성증권)으로 잡았지만 12월 들어 눈높이가 더 낮아졌다. 일각에선 내년 발표될 지수 밴드 전망치의 하향 조정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2년 1분기까지 코스피 기업의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이 지속될 수 있다”며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국면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변동성은 2021년 연말부터 2022년 1분기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지수 레벨다운이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에 관한 실망감이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간 주목할 점은 내년 초까지 공포 구간 진입 가능성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선진국의 긴축 속도 논란과 신고가 부근인 증시의 변동성 확대 ▲헝다 이슈 등 중국 기업의 부실처리와 규제 연장 ▲급등한 원자재 가격의 하락과 달러 강세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터키발 외환 리스크(리라화 가치 폭락) 신호 등이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증권사 대부분의 분석은 이 같은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공포 구간에서 저점을 찍고 상승 국면으로 간다는 결론을 내놓고 있다. 또한 2022년 코스피 지수가 올해 전고점 돌파를 할 수 있으나 전저점 또한 깰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반등랠리 기대감은 유효
2021년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된 가운데 경기 긴축 조정과 기업 이익 감소 등을 겪으면서 증시 하향 조정이 이어졌다. 2022년은 이런 불확실성의 해소 과정에서 이익·이슈 모멘텀 기업의 반등을 전망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반도체다.
신동중 KB증권 연구원은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들은 작년 말과 올해 초를 지나면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2022년은 반등랠리로 넘어가 밸류에이션 확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목할 부분은 중국의 신성장 산업 부양책 내용과 미국의 인플레 정점 여부”라며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이동제한이 풀리면, 인플레 우려는 1분기를 정점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내년 증시 반등을 확인하는 지점은 바이오 등 저평가된 분야의 반등 여부와 새로이 시장을 이끄는 사이버보안, 블록체인, 메타버스(NFT 등) 테마의 지속 성장 가능성이다.
바이오 분야는 2021년 성장 모멘텀 부재 등으로 인해 증시에서 소외받았다.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신약 임상 결과 발표, 신약 기술 수출 등의 이슈를 통해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내년 1월 JP모간헬스케어 컨퍼런스 등 이벤트가 부각된다면 바이오 분야가 지수 상승을 견인할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증시 방어를 이끌어온 사이버보안, 메타버스는 2022년에도 시장을 이끌 분야로 꼽힌다.
김수정 미래에셋자산운용 매니저는 ‘TRIPLE - 2022 ETF 이(E)야기’ 보고서를 통해 “2021년 사이버 공격 횟수는 최대치를 기록했고, 2022년은 정부·기업 구분 없이 이러한 환경에 대응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마켓샌드마켓츠에 따르면 2022년 사이버 보안 시장은 약 2천32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메타버스를 키워드로 인공지능 디자인(AI Design), NFT(대체불가능한토큰), 블록체인이 모두 성장할 것”이라며 “PWC는 메타버스 산업이 2030년까지 1조5천42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사이버보안,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은 올해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상위주로 올라섰다. 게임, 여행, 블록체인, 결제 등 키워드가 핵심 이슈로 증시를 뒷받침한 이벤트로 자리 잡았고 내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국내외 산업을 이끌 것으로 평가된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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