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료로 75억원을 지출했다. 전년과 비교해 15억원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통해 창출한 연 매출의 0.4%를 사용료로 지불하는데, 그만큼 올해 주택사업을 활발히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현대건설과 올해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료 75억 8천600만원을 지불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사용료(59억 5천600만원)와 비교해 27.4%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통해 창출한 연 매출의 0.4%를 사용료로 지불한다. 즉, 이를 거꾸로 계산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한해동안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통해 총 1조8천965억원의 매출액을 창출했다는 의미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을 통해 기존 화공 및 전력 플랜트, 인프라 사업 중심의 사업에서 건축 및 주택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은 인지도가 떨어지는 '엠코타운' 브랜드 대신 현대건설과 협의를 통해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통해 주택사업 강자로 떠올랐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공유한 이후 분양에서 흥행을 거두기 시작했다. 종합건설업자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지난 2014년 10위에서 올해 6위로 도약했다.
이같은 포트폴리오 변화는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올해 3분기 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플랜트·인프라 부문 42.22%, 건축·주택 부문 45.70%, 기타 부문 12.08%으로 구성된다. 2019년 플랜트·인프라 부문 49.61%, 건축·주택 부문 38.34%와 비교하면 플랜트·인프라 비중이 줄고 건축·주택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플랜트 시장이 위축된 반면, 국내 주택시장은 호황기를 이어갔다. 업황에 따른 유동적인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실적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조3천907억원, 영업이익은 3천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54.6%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할수록 결국 더 많은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데다, 현대건설은 이미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를 중심으로 브랜드 재편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힐스테이트 브랜드 가치가 높은 데다 브랜드 개발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비되는 만큼 당장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분양시장에서 브랜드가 차지하는 가치가 상당한 만큼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으로 얻는 이득이 비용보다 압도적으로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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