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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진출 선언한 완성차업계…수입차와 정면승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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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사업 절차 진행할 것"…현대차그룹, 적극적 의지 피력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정부가 중고차 시장 개방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미 인증 중고차 사업을 펼치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과의 정면승부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지난 23일 "완성차 업체는 소비자 요구를 고려해 더 이상 중고차 시장 진출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다음달부터 사업자 등록과 물리적 공간 확보 등 중고차 사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KAMA는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 업체를 대변하는 단체로, 사실상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는 분석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여전히 중고차 시장 개방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부산 인증 중고차 전시장.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부산 인증 중고차 전시장.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중고차시장 개방 문제는 처음 논의가 시작된 시점 기준(2019년 2월 8일)으로 3년가량이 지났으며, 개방 여부에 대한 법정 결정시한 기준(2020년 5월 6일)으로는 2년 가까이 경과된 상황이다. 중기부는 올 연말 열 예정이었던 심의위도 내년 1월로 연기한 상태다.

완성차 업계는 적합업종 지정이 만료된 지 2년여가 지나 시장 진출에 법적 걸림돌이 없다는 판단이다. 기존 업계 반발이 지속되고 있지만 수입차 업계와의 경쟁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시장 진출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대차는 중고사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해외에서 연식 5년·주행거리 10만km 수준의 차량을 대상으로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간 8만대가량의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신차 판매량의 10% 수준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소비자 보호'를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당위성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중고차를 공급하고, 이를 바탕으로 품질을 인정받아 신차 판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선순환 체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는 수입차 업체들과의 경쟁을 위해서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당 제조사가 직접 인증하는 중고차에 보다 신뢰가 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수입차 업계는 인증중고차 사업을 통한 지속적인 고객 관리를 통해 신차 판매로 연결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인증 중고차 사업을 통해 수입차와의 역차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급 수입차 브랜드는 대부분 인증 중고차 사업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수입차 1위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해 BMW, 아우디, 재규어·랜드로버,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이 인증중고차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테슬라도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했다.

다만 완성차 업계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도 남아있는 중기부의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 절차와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의 부산 인증중고차 전시장. [사진=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의 부산 인증중고차 전시장. [사진=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한편 자동차 관련 시민단체는 중고차시장 개방 여부 결론을 3년째 미루고 있는 중기부에 대한 감사원 국민감사도 추진 중이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중기부가 장기간 결론을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업계도 이제는 중고차 시장 진입을 머뭇거려선 안 된다"며 "지금까지 중고차시장에서 반복된 피해만 받아온 중고차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선택권 확대를 위해 국내 완성차업계는 즉각 중고차 시장에 진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길홍 기자(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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