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오랜만에 다시 코트 양 사이드에 나란히 섰다. 김호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은 23일 화성체육관에서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와 홈 경기를 치렀다.
김호철 감독이 서남원 전 감독에 이어 팀을 맡은 뒤 치르는 두 번째 경기다. 그런데 상대팀 사령탑은 김호철 감독과 남자부에서도 만난 적 있는 김종민 감독이다.
두 감독은 2013-14, 2014-15시즌 각각 현대캐피탈(김호철 감독)과 대한항공(김종민 감독) 지휘봉을 잡고 V리그 남자부 코트에서 자웅을 겨뤘다. 그런데 김호철 감독이 2014-15시즌 종료 후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내려놓는 바람에 V리그 남자부에서 인연은 일단 중단됐다.
김종민 감독은 2015-16시즌 도중 대한항공을 떠났고 이후 도로공사 사령탑으로 왔다. 그리고 김호철 감독이 올 시즌 도중 IBK기업은행으로 오면서 두 사람은 7년 만에 다시 만났다.
김종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남자부에서 뵈었다가 이렇게 여자부 경기에서 만나게 됐다"며 "반갑습니다"라고 웃었다.
그는 "IBK기업은행도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더 잘 할거라고 본다"고 덕담을 전했다. 김호철 감독은 "김종민 감독이 여자부로 자리를 옮긴 뒤 우승도 차지하고 팀을 잘 이끌고 있다"고 화답했다.
도로공사는 지난 2017-18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 당시 이정철 감독(현 SBS스포츠 배구해설위원)이 이끌고 있던 IBK기업은행을 꺾고 첫 우승을 기쁨을 맛봤다.
2018-19시즌에는 2연속 챔피언결정전에 나서 흥국생명과 만났고 준우승했다. 김호철 감독은 "(김종민 감독은)여자팀을 나보다 먼저 맡았고 그러니 당연히 경험도 많다. 내가 당연히 배워야한다"고 웃었다.
이날 승부에서는 김종민 감독이 웃었다. 도로공사는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IBK기업은행에 3-2로 이겼다. 선수와 지도자로 '선배'인 김호철 감독은 매운맛을 보였다.
IBK기업은행은 1, 2세트를 먼저 따내며 도로공사를 코너로 몰았다. 연승이 증단될 위기에 몰린 도로공사는 3~5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9연승을 거두며 팀 역대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1, 2세트는 선수들이 잘 풀어갔다"며 "그런데 3세트 부터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 그러다보니 결국 5세트까지 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부분이 아직 준비가 모자르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김종민 감독은 "서브 리시브가 초반에 잘됐는데 이때부터 선수들이 공격수 한 명에게만 너무 의지한 것 같다"며 "상대가 지난 1, 2라운드 때와 달리 빠르게 플레이하고 변화룰 줄거라 예상했는데 선수들이 이런 상황에 흔들린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호철 감독은 오는 26일 남자부에서 인연이 오랜된 사령탑을 또 만난다. 강성형 감독이 이끌고 있는 현대건설과 수원체육관에서 원정 경기를 치른다.
강 감독은 현대캐피탈에서 오랜 기간 김 감독을 보좌했다. 2005-06, 2006-07시즌 현대캐피탈이 '라이벌' 삼성화재를 꺾고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할 당시 사령탑이 김호철 감독이었고 강 감독은 코치로 있었다.
강 감독은 양진웅 수석코치(현 한양대 감독)가 팀을 떠난 뒤 2012-13시즌까지 수석코치를 맡았다.
도로공사는 2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KGC인삼공사와 원정 경기를 통해 팀 신기록인 10연승에 도전한다. 이날 경기에 이기면 3라운드를 전승으로 마친다.
/화성=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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