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전자·자동차 업체들의 차량용 반도체 개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공급난을 촉발했던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 반도체를 자체 생산해 안정적인 반도체 수급을 꾀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5년 뒤 80조원에 달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자율주행차용 고성능 칩 등 미래차용 반도체 개발에도 분주하다.
19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 초 450억 달러(약 53조2천억원) 규모였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매년 9% 이상씩 성장해 2026년에는 740억 달러(약 87조5천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공급난이 길어진데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확대되면서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GM은 퀄컴, NXP, 대만의 TSMC 등과 협력해 새 차량용 칩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각종 기능을 제어하는 MCU 칩도 하나의 칩으로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만들 계획이다.
포드는 세계 4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와 제휴했다. 양사가 자율주행, 배터리 관리 등 필수 칩 개발 연구를 함께 하고 생산은 글로벌파운드리에 맡기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계열사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부문을 인수한 바 있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MCU보다는 전기차용 전력반도체나 자율주행차 통합칩 등 고성능 미래차용 반도체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은 지난 10월 외신기자들과 인터뷰에서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차량용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자 업체들도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적극적이다. LG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처음으로 뛰어들었다.
LG전자는 MCU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LG전자 CTO 부문은 디지털 로직 설계와 시스템온칩(SoC) 인력을 채용 중으로, MCU 관련 업체들과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LG전자가 차량용 MCU를 개발하면 안정적으로 MCU를 확보할 수 있다. LG전자는 전장(VS) 사업본부와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 ZKW를 통해 차 부품 사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차량용 반도체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자 차량용 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라인업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최근 고성능 SSD와 그래픽D램 등을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했다. 지난달엔 5G 기반 차량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칩,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에 공급되는 전력을 조절해주는 전력관리칩 등 차량용 시스템반도체를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200~300개라면 자율주행차에는 이보다 10배 이상 많은 반도체가 탑재된다"며 "기술 노하우가 있는 전자 업체나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싶어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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