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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호주 순방 마친 文…'경제외교' 성과 얻었지만 美·中 '줄타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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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를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5일 호주 시드니 킹스포드스미스 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올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호주를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5일 호주 시드니 킹스포드스미스 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올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박4일 간의 호주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15일 귀국한다. 문 대통령은 이 기간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등 경제 외교에 주력하며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미국·영국과 오커스(AUKUS) 동맹인 호주와 대중(對中) 외교에 있어선 인식 차이를 재확인했다. 임기 막판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박차를 가하는 문재인 정부로서는 균형외교라는 부담스러운 과제를 남겨둔 것이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시드니 킹스포드 스미스 공항에 도착해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 대사, 제라드 마틴 의전장, 마이클 밀러 주총독 비서실장(주총독 대표), 폴 싱어 총독 비서실장 등 공항에 나온 환송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며 공군 1호기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귀국길에 올린 SNS 글에서 "지구 남반구, 우리와 계절이 정반대인 호주를 방문한 것은 광물과 희토류 공급망 협력과 방산 협력을 위해서"라며 "탄소중립 기술을 나누고 수소 협력, 우주 개발도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1조대 방산 계약 쾌거

한국과 호주는 13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전략 및 안보 협력 ▲경제, 혁신 및 기술협력 ▲인적 교류 증진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 시드니에서 ASM(희토류 전문 기업), QPM(니켈·코발트), 코발트블루(코발트) 등 호주 경제인과 직접 만났다. 이 자리에서 양국이 핵심광물의 탐사와 개발, 생산은 물론 광산 재해 관리까지 자원 개발 전 주기에 걸쳐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고, 호주 경제인들은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 기업인들을 호주로 초청하고 싶다며 화답했다.

1조원대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 등 호주와의 방산 분야 협력 강화도 이번 국빈방문의 성과다. 현지 일정을 수행한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브리핑에서 "한-호주 방산 협력 MOU는 양국 획득전문기관의 방산 협력 채널이 아주 구체화되었다는 의미가 있다"며 "군 위성통신, 해양감시정찰 분야에서 양국의 군 기관뿐만 아니라 민․군 협력사업의 활발한 교류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9 자주포 계약에 대해서는 "현재 견인포 중심의 호주 육군의 화력 지원체계 운용 개념을 생존성 보장과 신속 타격 지원이 가능한 화력 지원 개념으로 발전시켜서 보다 입체적인 육군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한 K-9 현지 공장이 건설될 빅토리아주 질롱시는 한국의 창원시 같은 군수혁신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호주, 中 보이콧…'반중외교' 입장차 확인

한편 외교적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對) 중국 견제 무드에서 절묘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확인한 일정이었다. 호주는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12~15일) 일정을 앞둔 지난 8일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이었다.

지난 13일 캔버라에서 열린 한-호주 공동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과 모리슨 총리는 반중 전선 참여에 있어 미묘한 인식 차이를 여러차례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호주를 국빈방문한 것이 중국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질문에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로부터도 참가의 권유를 받은 바가 없고, 한국 정부도 검토하지 않고 않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호주에 국빈방문한 것은 중국에 대한 입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와 한국이 어떻게 중국의 경제보복조치에 대응해 함께 협력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호주와 한국이 유사입장국으로서 민주주의 국가"라며 "협력을 공조해 나가서 역내에서 국가들이 자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국방 관련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보이콧을 선언한 자신들과 함께해줄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호주는 우선 미국과의 동맹을 외교와 안보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과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도 중국의 건설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정상의 호주 국빈방문은 2009년 이래 12년 만이며,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호주가 지난해 3월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외국 정상을 초청하면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공항을 떠나며 "호주 일정 내내 따뜻하게 환영해 주신 교민들께 각별한 감사를 드리며, 마지막 날까지 가족 동반으로 함께해 주신 모리슨 총리께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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