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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정부 과기 정책 제안 봇물…"과학기술기반강화"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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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총·한림원·KISTEP 등 정책토론회 잇달아 개최

'KISTEP Think 2022 과학기술혁신정책 대토론회'가 9일 오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됐다.[사진=KISTEP]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차기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과학기술계의 정책 제안이 활발해지고 있다. 양대 정당 대선 후보들의 과학기술 관련 공약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단체들은 잇달아 정책토론회를 열어 차기 정부를 위한 과학기술정책 제안에 분주한 모습이다.

과학기술단체들은 이 달(12월) 들어 과학기술강국포럼 토론회(2일), 과총-한림원 공동 토론회(6일), KISTEP 과학기술혁신정책 대토론회(9일) 등을 잇달아 개최했다. 토론 주제는 모두 차기 정부를 위한 과학기술정책 제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각 토론회의 주제발표자들은 표현은 조금씩 달랐지만 대부분 '대전환 시대를 맞은 과학기술의 중요성'과 '과학기술기반 국정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연구개발 투자확대와 인재양성,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조정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2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차기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방향'을 주제로 열린 '제2회 과학기술강국포럼 토론회'에서 송하중 경희대 명예교수(과총 정책연구소장)는 주제발표를 통해 "과학기술 G5 진입을 목표로 4대 전략과 12개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송 교수는 4대 전략으로 임무 중심형 국가혁신체계 전환, 과학기술 주권 확보, 창의인재 양성, 국민 안전과 보호 포용 등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과학기술혁신부총리와 청와대 과기혁신수석 신설, 과학기술자문회의 기능 강화, 연구자 중심 연구개발체계 강화 등을 제안했다. 과학기술정책 관련 범정부 종합조정 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과학기술정책 콘트롤타워의 격상과 실질적인 기능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송하중 과총 정책연구소장이 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2회 과학기술강국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과총 유튜브]

6일 열린 한국과학기술한림원-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공동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이어졌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배종태 KAIST 경영공학부 교수와 이공래 아시아혁신연구원 원장이 '과학기술 기반사회로의 도약을 위한 차기정부의 과제’를 주제로 '6대 전략목표와 20대 세부정책과제'를 제안했다.

6대 전략목표로는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과학기술의 전략화, R&D의 창조성·자율성·책임성 강화, 창의적 과학기술인재 양성과 과학기술교육혁신, 친환경 과학기술혁신 촉진, 국가난제 해결과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과학기술 혁신, 과학기술 거버넌스와 실행 프로세스 혁신 등이 제시됐다.

이공래 원장은 특히 과학기술정책 거버넌스에 관해 대통령이 의장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제 역할을 하도록 실질적인 권한과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매 달 과기자문회의에 참석하고 R&D를 수행하는 모든 부처에 차관급 CTO를 임명해 통합적 정책 수립과 집행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공래 아시아혁신연구원 원장이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과총이 주관한 '과학기술 기반사회로의 도약을 위한 차기정부의 과제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과학기술한림원 유튜브]

9일 오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주최의 '과학기술혁신정책 대토론회’에서도 손병호 KISTEP 혁신전략연구소장이 '내년도 과학기술혁신정책 수립, 실행 과정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15대 혁신 아젠다'를 제시하고, 차기정부를 위한 정책과제로 '과학기술혁신정책 총괄체계 및 리더십 강화'를 제안했다.

손 소장은 과학기술 혁신 총괄부처의 위상·기능 강화와 함께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체계를 과학기술혁신 수석비서관 체계로 확대 개편하자고 주장하면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을 장관급으로 격상해 내각 수준의 지위를 부여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또한 정부 총 예산의 5%이상을 R&D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수립할 것과, 과학기술기본법을 ‘과학기술혁신기본법’으로 전면 개정해 기존 R&D 중심에서 벗어나 경제·사회적 난제해결, 미래위기대응 등 과학기술기반 혁신정책을 총괄하도록 하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손병호 KISTEP 혁신전략연구소장이 'KISTEP Think 2022 과학기술혁신정책 대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KISTEP]

한편 각 토론회의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주제발표에 공감하는 분위기였으나 과학기술계 중심의 과학기술정책 토론회의 한계를 지적하는 쓴소리도 있었다.

KISTEP 토론회의 패널로 참여한 고진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장은 과학기술정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제안에 너무나 많은 것들이 적혀 있다. R&D는 그냥 R&D였으면 좋겠다"면서 "많은 정부부처들이 R&D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데 모든 부처가 서로 담을 쌓고 혼자 다 하려고 한다"고 정부의 칸막이 행정을 비판했다.

원숙연 숙명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회토론회에서 국민과의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토론회에서 "가능성을 보기도 했지만 공허한 느낌"이라면서 "내용을 서로 다 잘 아는 과학기술계가 모여 이런 토론회를 하는 것보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국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대선주자들이 과학기술공약을 내지 않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국민들도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도 "그동안 과학기술정책이 힘을 받지 못한 것은 부수적 질문에 치우쳤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과학기술정책을 설계할 때 '우리는 왜 과학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며, 과학과 사회의 공진화, 과학자의 책임과 권리, 국민의 참여 등이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 토론회를 주관한 과학기술단체장들은 대선공약에 과학기술정책이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을 우려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했다.

한민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기술경쟁력 확보가 국가의 미래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기술패권의 시대가 도래했으나 안타깝게도 최근 대선 열기 속에서 대한민국 미래를 좌우할 과학기술과 교육 관련 이슈는 부재하다”며 “과학기술계가 선제적으로 세계적인 변화와 패러다임 전환에 발맞춰 갈 수 있는 과학기술 정책의 비전과 전략목표에 대해 논의하고자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우일 과총 회장은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과학기술이 국가 안보와 경제에 직결되면서 국가 생존 문제가 기술혁신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가동된 ‘과학기술강국포럼’을 통해 국회와 과학기술계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실질적 해법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상선 KISTEP 원장은 “미·중 간의 기술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글로벌가치사슬(GVC)이 와해되고 지역가치사슬(RVC)로 재편되는 등 과학기술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 변화와 도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며, “이번에 KISTEP이 제안한 15대 아젠다를 중심으로 사회 각계의 관심과 논의가 이어져 대한민국이 과학기술혁신으로 다시 한 번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모임인 '과학기술강국포럼'의 공동위원장인 조승래(더불어민주당), 김영식(국민의힘) 의원은 2일 열린 토론회에서 과학기술 거버넌스 개편 제안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영식 의원은 “차기정부의 국정운영은 과학기술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과학기술부총리 등 과학기술 거버넌스의 기본 방향이 정립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으며, 조승래 의원은“우리나라가 기술선도형 과학기술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R&D 지원 등 다양한 정책과 예산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대선 과정에서 국민들의 소통과 동의를 통해 과학기술의 역할 확대와 국가혁신체계 개편에 따른 정부 거버넌스 구조의 혁신을 약속"했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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