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일 당 원로인 상임고문단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운영에 불만을 품고 지난달 30일부터 사흘째 지방을 돌며 당무 보이콧 중인 이준석 대표와 윤 후보 간 갈등에 대한 우려 등이 제기됐다.
이 대표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윤 후보에게 "오늘밤이라도 찾아가라"는 조언도 있었지만 "찾아가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반대 의견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대선을 석 달여 앞두고 원로들의 조언을 구하려 마련된 자리였지만 최근 초유의 당 대표 잠적 사태가 잠식한 당 상황을 반영한 듯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상임고문단과 만나 "대선을 세 달 조금 더 남겨두고 있는데 이번에야말로 연전 연패, 위축된 마음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저희가 승리해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국정 수행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신경식 상임고문은 선대위 합류가 잠정 불발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 후보와 갈등 끝에 잠행에 나선 이 대표를 언급하며 "두 사람 때문에 우리 당이 여러가지로 상처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분이 우리 당력에 영향을 줄 만한 큰 표를 갖는 배경이 있지 않다고 보지만 윤 후보가 끌어안고 같이 나가지 못하면 마치 포용력 없는, 그저 검찰에서 법을 휘두르던 성격을 갖고 정치를 하려고 한다 해서 잃어버리는 표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에 대해서는 "아무리 불쾌하고 불편하더라도 꾹 참고 당장 오늘밤이라도 이 대표가 묵고 있다는 어디 경상도 바닷가라도 찾아가서 서울로 끌고 올라오면 아마 내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잠행 중 부산·전남 순천 등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 제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권해옥 상임고문은 큰 소리로 "무슨 (이 대표를) 찾아가나"라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에 신 상임고문은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냐"고 받아치면서 주변에서 양측을 진정시키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어 신 상임고문은 "윤 후보가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싫든 좋은 전부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윤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보다) 조금 더 여론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인기라는 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권 상임고문은 신 상임고문에 이어 공개 발언하려고 했지만 김무성 상임고문이 "비공개로 하자"고 주문하면서 회동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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