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마찰을 빚다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부산에서 잠행 중인 이준석 대표는 1일 윤 후보의 측근으로 거론되는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부산 사상) 사무실을 기습 방문했다.
이 대표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공지문을 통해 "이 대표가 지역구 사무실을 격려차 방문했다"며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여의도 국회에 있는 관계로 둘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 대표 측은 격려 방문이라고 밝혔지만, 초유의 당무 보이콧 중인 이 대표가 굳이 장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방문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장 의원에 대한 저격 의도가 담긴 행보라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달 23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문제와 맞물려 자신의 거취 논란이 불거지자 "오늘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며 "후보님 마음껏 인재를 등용하고 원톱이 돼 전권을 행사하시라"며 백의종군을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장 의원은 "가슴이 쓰리지만 한편으로는 저를 만들어주신 사상 주민 곁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포근함을 느낀다"고도 했다.
하지만 장 의원이 백의종군 의사를 밝힌 이후에도 당사에서 회의에 참석하는 등 선대위 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데다 전날(30일)에는 이 대표의 잠행에 대해 "분란의 요지는 '왜 나 빼느냐'는 것"이라며 "영역 싸움을 후보 앞에서 한다'고 혹평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장 의원이 없는 지역구 사무실을 기습적으로 찾아 장 의원의 '백의종군'을 사실상 우회 저격했다는 해석이다.
다만 대선을 석 달여 앞두고 당무 거부 중인 당 대표가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는 행보를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격려 방문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행보"라며 "당 대표로서 올바른 행동인지 의문이다. 많은 당원과 국민이 (이 대표에게) 의문점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 필요가 있나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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