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다 총괄선대위원장직 합류 거부 의사를 에둘러 밝힌 가운데, 양측이 결합을 위한 타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측의 주요 갈등 배경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등 특정 인선에 대한 이견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 전 위원장은 당초 선대위 합류가 기정사실처럼 거론됐지만, 윤 후보가 지난 22일 최고위에서 김 전 위원장을 사실상 '패싱'하고 김병준 위원장 등 임명안을 우선 처리하면서 파열음이 짙어졌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전날(23일) 오전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 이상 정치 문제를 얘기하고 싶지 않다. 내 일상으로 회귀하겠다"며 선대위 합류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오후에는 "2~3일 사이에 입장을 밝히겠다"며 비교적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와 만나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당 인사들의 잇단 설득이 심경 변화에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전날에만 국민의힘 김태흠·송언석 의원 등이 김 전 위원장을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도 김 전 위원장 설득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우선 윤 후보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장제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장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합류를 반대한 인물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성의를 보인 것"이라며 "후보가 '장 의원이 물러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고 장 의원이 그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결국 김 전 위원장과 같이 가야 한다는 의중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도 이날 김 전 위원장의 광화문 사무실을 찾아 설득에 나섰다. 권 사무총장은 김 전 위원장과 약 20분간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오셔서 역할을 해달라는 윤 후보의 말을 전달했다"며 "(김 전 위원장은) 그 부분을 조금 더 생각을 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권 사무총장과 만난 이후 "(윤 후보의) 의중이 뭔지 잘 모르겠다"며 구체적인 거취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편 윤 후보는 비슷한 시각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언론사 주최 행사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 영입 의지에 대한 질문에 "제가 (김 전 위원장을) 기다리겠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의 '생각 시간'이 남은 만큼 서두르지 않고 설득 작업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 의중이 반영된 선대위 인선 조율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를 낙관하는 전망도 나온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우여곡절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두 분이 다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기 떄문에 원만하게 마무리될 것"이라며 "큰 틀에서 보면 두 분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진통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통이 재개돼 서로 어떤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두 분이 다시 만나는 방식을 통해 원만하게 선대위 문제가 정리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민의힘은 우선 내일(25일) 최고위에서 김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비워둔 채 본부장급·대변인단 인선을 발표할 방침이다. 김 전 위원장 설득과 별개로 선대위 실무 인선을 더 늦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발표를 너무 늦추면 갈등이 있고 추진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번 주 일부 발표할 것"이라며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총괄본부장, 대변인단 등은 내일 발표해야 대응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