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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애도하던 경제계, 전두환 사망 두고 '침묵'…왜

민주화 운동 탄압·추징금 미완납 등 논란 多…국민 감정 고려해 입장 안 밝힐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향년 90세를 일기로 사망했지만 경제계가 선뜻 애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거한 노태우 전 대통령과 달리 정치적 이슈에 대해 생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던 탓에 관련 입장을 냈을 경우 논란에 휩싸일까 염려돼서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주요 경제단체들은 전 전 대통령 사망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지를 두고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사망한 당일 일제히 입장문을 냈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고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받은 뒤 부축을 받으며 광주 동구 광주법원을 나가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는 전 전 대통령의 그동안 행보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 전 대통령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피살 사건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된 데 이어 정권 찬탈을 위한 '12·12 군사반란(쿠데타)'을 일으키고 이듬해 중장으로 셀프 진급, 다섯 달 후에는 대장으로 진급했다. 또 1980년 5·17 쿠데타를 일으켜 헌정을 중단하고 정적들을 탄압한 후 같은 해 5·18 민주화운동을 무력 진압했다.

정권을 잡은 후에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새 질서를 확립한다는 목적하에 설치한 삼청교육대에 무고한 일반인들까지 구금하며 악명을 떨쳤고, '보도지침'을 매일 모든 신문·방송사에 내려 보도방향도 강제했다.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탄압했다. 정치인은 물론 재야인사, 학생에 이르기까지 '반정부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되면 가차 없이 잡아들여 고문을 자행했다.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1988년 대통령 퇴임 뒤 국회에서는 이른바 '5공 청문회'가 진행됐고 전 전 대통령은 재산 헌납을 발표한 뒤 백담사에서 은거했다. 1995년 김영삼 정부에 의해 반란수괴죄와 살인,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무기징역과 추징금 2천205억원을 선고 받았으나, 1997년 12월 김영삼 정부의 특별사면으로 풀려나 이듬해 복권됐다.

하지만 이후 추징금을 미납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군사 쿠데타와 5·18 유혈 진압을 비롯한 과오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던 탓에 국민들의 평가는 좋지 못하다. 검찰은 지난 2003년 2월 당시 1천872억원의 추징금을 미납한 전 전 대통령의 재산을 공개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했지만 그가 제출한 재산목록에는 '현금은 없고 예금과 채권을 합쳐 29만1천 원'이라고 적혀 있어 공분을 샀다.

이후 전 전 대통령 재산을 추징하기 위해 2013년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만들어졌고, 그 해 9월 전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추징금을 모두 내겠다고 장남 전재국 씨를 통해 밝혔다. 하지만 미납 추징금은 현재까지 996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환수되지 못한 상태다.

이 탓에 일부 누리꾼들은 전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 이후 애도보다는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전두환 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과 학살 사건의 주범"이라며 "현재 상태로는 조문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수백명의 사람을 살상했던, 자신의 사적 욕망을 위해 국가 권력을 찬탈했고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범죄에 대해 마지막까지도 국민에게 반성과 사과를 안했다"며 "중대한 범죄 행위에 대해 인정도 안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참으로 아쉽게 생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직 여전히 미완 상태인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이 드러나도록 관련자들의 양심 선언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청와대에서도 전 전 대통령의 사망에 대해선 선뜻 입장을 밝히지 않는 분위기다. 불법적 정권탈취와 광주 사태 등에 대해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던 점이 문제가 돼서다.

이에 주요 경제 단체들은 혹여나 불똥이 튈까 염려해 이번 일에 대한 입장문 발표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노 전 대통령의 사망 당일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애도를 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재계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과 12·12 군사 쿠데타 통지였던 노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했을 뿐 아니라 합법적 절차로 대통령이 됐고 추징금도 완납해 애도를 표하는 데 부담감이 덜했다"며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정치적 이슈가 많았던 데다 국민들의 감정과 평가도 좋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일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엔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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