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가스발전으로 우리나라는 매년 최대 859명이 조기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가스발전의 대기오염과 주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주제로 한 보고서이다.
지역별로 예상 조기 사망자를 보면 전체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에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 조기사망 피해의 주요 원인은 이산화질소(NO2)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2064년까지 가스발전이 유지된다면 누적 조기 사망자 수가 많은 지역은 경기도(최대 1만2천600명), 서울(최대 8천140명), 인천(최대 2천명) 순이었다. 경남(최대 1천110명), 충남(최대 1천50명), 충북(최대 1천20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가스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단위 배출량이 석탄발전소보다 적음에도 누적 건강피해는 가스발전소가 석탄발전소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안가에 자리한 석탄발전소와 달리 가스발전소는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후솔루션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스발전의 실체: 가스발전의 대기오염 영향 및 건강피해’를 발표했다.
전국에서 현재 가동 중인 가스발전소는 총 99기(41.3GW)로 현재 5기(2.6GW)의 가스발전소가 건설 중이다. 지난해 12월 확정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2034년까지 총 35기(18.7GW)의 가스발전소가 추가로 건설된다. 석탄화력에서 재생에너지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로 가스발전을 확대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이번 보고서는 우리나라 가스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대기질과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해 평가했다. 운영 중, 건설 중, 건설 예정인 가스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지표 부근 대기오염 농도 영향을 대기 확산 모델링 시스템(CALPUFF)을 사용해 도출했다.
CALPUFF는 점오염원이 대기질에 미치는 장거리 영향 분석에 적합해 세계적으로 자주 활용하고 있는 표준 모델이다. 이 모델은 미국 환경청(EPA)과 기타 규제 당국으로부터 공식 검증받았다.
CALPUFF는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황(SO2)으로부터 생성되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파악하고 이들의 장거리 이동 경로를 모델링한다.
가스발전은 화석연료의 연소를 통해 얻은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는 물론 질소산화물과 같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 가스발전은 석탄발전의 60%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자료를 보면 발전원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탄 888톤/GWh, 석유 733톤/GWh, 가스 499톤/GWh 등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 측면에서 가스발전은 기존의 화석연료 발전보다 상대적으로 오염물질을 덜 배출하는데 대규모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배출원이기도 하다.
가스발전소는 가동을 시작하거나 중단할 때 불완전연소로 정상적으로 가동될 때보다 많은 대기오염물질이 만들어진다. 배출가스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탈질 설비의 효율이 떨어지므로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량이 많아진다. 가스발전소가 배출하는 대표적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은 그 자체로 천식과 만성기관지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초미세먼지(PM2.5)를 형성하는 주요 전구물질이기 때문에 초미세먼지로 건강 영향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조규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가스발전은 ‘청정 연료’가 아니다”라며 “가스발전이 석탄만큼 건강에 치명적이고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이 시점에 가스발전을 크게 늘리고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을 도입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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