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 등 야권 후보 면전에서 "해방 후 지금껏 온전한 대통령이 하나도 없었다"며 권력의 유한함과 국가 방향타를 쥔 지도자의 자세에 대해 뼈있는 말을 남겼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 이야기-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출판기념회에서 "위임된 권력이 만고불변 권력인 것처럼 허세를 부리다 국민 심판을 받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게 지난 70년 반복된 대한민국의 정치 역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연 우리는 선진국인가. 거시지표상 그렇게 됐다지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온전히 선진국이라 할 수 있나. 특히 오늘날 청년 현실을 보고 '선진국이니 만족하며 살라'고 얘기할 수 있나. 부끄럽고 죄송한 일"이라며 "우리는 이미 성장의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로 가는 것 아닌가 걱정들 때가 많다"고 했다.
이어 "1987년 헌법 이후 정부를 보면 1990년대까지 만든 경제 성장 토대와 과실로 현상유지하면서 약간씩 변형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며 "다음 세대가 무엇을 중심으로 더 번창할 것이며 그것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지, 그런 과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는 지도자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문제 원인은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핵심 문제는 나라의 방향타를 이끄는 정치적 리더십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대통령이 본인과 가족, 친인척 문제로 수모를 겪고 지금도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동시에 수형 생활을 하는 형편"이라며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정치가 사회의 역동성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권력은 잠시 위임되는 것이지, 영원한 게 절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저서 출판기념회를 기점으로 대선 정국에 본격 등판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만간 출범을 앞둔 국민의힘 선대위를 총괄하는 지위로서의 복귀가 유력시된다. 행사에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 당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특히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에게 "국가 대개조가 필요한 시점에 김 박사께서 역할을 할 때"라며 "그동안 쌓아온 경륜으로 저희를 잘 지도해주시고 이끌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조력을 공개 요청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도 행사에 참석해 7년 전 김 전 위원장이 자신의 정계등판을 권유했다는 과거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도 지난달 24일 새로운물결 창준위 발족식에 모습을 드러내 제3지대 세력화에 나선 김 후보를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에 비유하며 격려의 말을 남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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