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황경민의 경기력 회복을 위해 머리를 맞댄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과 세터 황승빈의 노력이 빛을 봤다. 선수 개인을 넘어 팀을 위해 반등이 절실했던 황경민이 제대로 날아오르며 삼성화재가 시도한 '부활 프로젝트'는 성공을 거뒀다.
황경민은 29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배구 '도드람 2021-22 V리그' 1라운드 KB손해보험과 원정 경기에서 17점을 기록하며 소속팀 역전승에 일조했다. 그는 블로킹 4개에 공격 성공률도 56.5%로 좋았다.
이 경기 전까지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황경민에 대한 고민이 적잖았다. 카일 러셀(미국·등록명 러셀)과 함께 공격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앞선 두 경기에서 10점, 공격 성공률 28.5%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한 경기 20점 정도 책임질 능력을 갖춘 선수기에 최근 활약상은 삼성화재가 풀어야 할 숙제였다.
외국인 선수 한 명에 의존해서는 장기 레이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고 감독은 세터 황승빈과 많은 대화를 통해 황경민 살리기에 시간을 쏟았다.
고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황승빈과 점유율 분배, (황경민)활용 방안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황경민은)공격력이 있는 선수다. 경기를 최대한 이겨가면서 레프트를 살릴 방안을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고 감독의 노력은 바로 빛을 봤다. 황경민이 앞선 경기의 부진을 털어내고 예전의 빠른 공격을 선보이며 KB손해보험을 흔들었다. 공격 점유율도 20%를 가져갔다. 여전히 러셀에 대한 비중이 높지만 황경민이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상대 팀 입장에서도 삼성화재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세터 황승빈은 "대한항공전에서 러셀의 점유율이 너무 높다보니 체력 부담 등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감독님과도 앞으로 경기에서는 레프트쪽 점유율을 올려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전위, 후위 가릴 것 없이 기회가 왔을 때 올리자고 했다"고 고 감독과 나눈 얘기를 공개했다.
황경민 자신도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몸 상태는 좋았기에 긴장감을 내려놓기 위헤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지난 시즌보다 몸은 더 좋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긴장을 너무 한 탓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며 "경기를 치르면서 몸이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7개 구단 중 삼성화재가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황경민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는 "선수 구성도 그렇고 우리 팀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그러나 부족하다는 것이지 전력이 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감독님이 '부족한 선수와 부족한 감독이 잘하는 선수와 잘하는 팀을 잡자'고 얘기했다. 처음부터 잘 풀리지는 않았지만 하다보니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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