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유승희 의원과 녹색소비자연대(이하 녹소연)가 '인터넷접속서비스 요금체계 어떻게 할 것인가?-IP 공유기 문제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벌인 간담회는 지난해 말 국정감사에서 이슈화 됐던 '인터넷 종량제'에 대한 토론이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인터넷 종량제는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도 지난 국감에서 2005년 안에 매듭짓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날 간담회는 향후 뜨거운 논쟁의 부싯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에서는 KT, 하나로텔레콤 등 초고속인터넷사업자(ISP)들과 녹소연 등이 기존의 뚜렷한 입장차이를 되풀이 했다.
ISP들은 인터넷망의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투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소수의 다량 이용자들이 전체 트래픽을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어 보통 이용자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에 종량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네티즌과 시민단체들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음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종량제를 도입해야 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특히 일정 수준 이상의 트래픽을 발생시킬 경우 통신회사가 이를 제어하는 관리툴을 만드는게 옳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종량제에 따르는 기술적인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녹소연 관계자는 "데이터가 되돌아가고 중간에 사라지기도 하는 것이 인터넷의 특성인데 내가 정확히 얼만큼의 트래픽을 보내고 받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있는가"라고 따졌다.
그는 "게다가 스파이웨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트래픽을 양산할 수 있어 가입자가 스스로 트래픽을 통제할 수 없을 수 있는데도 트래픽을 근거로 요금을 내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KT 관계자도 "종량제를 추진하는 데 있어 100가지 정도의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어려움이 있음을 인정했다.
이에대해 인터넷 전용회선 사업을 하는 A사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오가는 데이터를 계량화 하기 불확실하다는 점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분야에서는 국가간 상호접속료 산정에 있어 어떤 가이드라인이 있는게 아니라 사업자 자율 계약에 따르도록 돼 있다"면서 "국내 ISP와 외국ISP간에도 이런 문제(트래픽을 계량하기 어려움)로 불평등한 계약이 이뤄지는 마당에, 하부 구조에서 인터넷 종량제를 하겠다는 것은 일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초기에 원가로 보면 8만~10만원을 받아야 했음에도 정통부가 보급활성화를 이유로 3만~4만원으로 낮춘게 문제"라고 지적하고 "이제와서 종량제로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아 사업자들의 BcN(광대역통합망) 투자의지를 꺽지 않으면서도 소비자들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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