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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거주자도 모르는 바닥 균열까지 확인"…중개사들 "비현실적"

공인중개사 확인설명의무 대폭 강화…확인설명 위반 시 행정처분, 손해배상

[아이뉴스24 김서온,박예진 수습 기자] 최근 정부와 국토교통부가 공인중개사법 개정과 관련 법안의 강화, 수수료 조정 등을 통해 중개시장의 서비스 품질개선을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

그간 과도한 수수료에 비해 서비스 품질이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만큼 정부가 공인중개사의 의무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바닥까지 뜯어봐야 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으로 인해 실효성이 떨어지고, 중개사에게 과도하게 의무를 지우고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8일 국토부와 중개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시행을 앞둔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두고 중개사들 사이에선 '탁상행정'이라는 지적과 함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중개사의 확인설명의무가 대폭 강화되는데, 앞으로 중개사가 확인설명 의무를 위반할 경우 행정처분과 손해배상 책임까지 져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중개과정에서의 확인설명 범위를 기존 벽면 균열 등에서 바닥 면 균열, 보일러 사용연한 등으로 확대해 중개사가 직접 장판을 들춰 확인해야 하는 만큼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16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살고 있던 사람도 모르는데"…중개사에 과도한 '부담'

급격하게 낮아진 중개보수에 바닥재 균열 확인과 같은 과도한 확인설명 의무로 손해배상 압박까지 커지며 중개업계에선 반발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개편안 시행을 앞두고 한 중개사 A씨는 "바닥 균열의 경우는 주택 바닥장판을 일일이 들어 올려 균열과 누수를 확인해야 한다는 소린데, 이는 이미 거주하는 사람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가구가 많으면 확인 시도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사 B씨도 "바닥과 벽면 사이 실리콘 마감으로 바닥을 볼 수 없는 곳이 많다"며 "주택은 리모델링해서 입주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과정에서 나중에 균열이 확인되면 많은 중개사가 매수인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중 '확인설명서 구체화(안 제21조제1항 개정)' 부분은 '바닥 면에 대한 균열과 누수상태에 대해 확인설명 추가'라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매수자 측 피해를 미리 방지한다는 목적은 달성할 수 있으나, 시장참여자들에게는 과도한 간섭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개사는 신설법안에 따라 바닥 면 균열과 누수상태를 확인하더라도 매도인은 이에 따라 재산적 피해를 볼 수 있다. 법안에 따라 균열과 누수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바닥면을 들어내야 하는데, 이후 복구를 누가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그리고 비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부담해야 할지도 모호하다.

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바닥은 장판, 타일, 대리석 등 여러 형태로 구성되는데, 현실적으로 살림살이가 차려진 방바닥을 뜯어내 보여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매도자가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라며 "의무사항을 지켰음에도 매도자가 재산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이나 원상복구를 요청할 수 있고, 향후 일어날 하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중개사에) 돌릴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사실상 행정처분과 손해배상 책임이 중개사에 전가된다면, 공인중개사가 증명 책임까지 떠안게 되는 상황"이라며 "결국 중개사 활동이 매우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실 모르는 탁상행정"…규제하더라도 책임 분담해야

중개업계에선 일부 규제는 필요하더라도 현실적인 보완입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거래사고에 중개사들의 확인설명이 부족했다는데에는 공감대가 이뤄진 만큼 개정안이 현실적인 대책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인중개사 C씨는 "시장의 건전한 성장과 공인중개사들의 자기반성, 서비스 관점 도입이 시급한 것은 맞다"며 "공인자격자에 의존해야 하는 국민이 더욱 나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정보약자인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안전망이 갖춰지는 것은 좋은 취지"라고 했다.

이어 "대다수 중개사가 이 같은 취지와 문제의식에는 이견이 없다"며 "다만, 이 같은 방식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 해법인지가 의문이다. 매도인과 중개사가 과도한 책임부담을 안게 되는 것은 물론, 현실적으로 이행하기 어려운 방안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공동주택 하자 신청 건수는 매년 4천 건 안팎으로, 실제 하자 판정을 받은 사례는 절반 남짓에 불과하다.

특히,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서 도배나 바닥재는 신청 건수가 가장 많았다. 도배와 바닥재 등에서 발생하는 하자는 입주자가 거주하면서 흔하게 발생하는 결함으로, 준공 시에는 시공사가 부실시공이나 하자보수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할 수도 있다.

근본적인 원인을 제쳐두고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분쟁에 대한 책임 소재를 정부가 중개인에게 과도하게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모두가 균형 있게, 거래 당사자를 속이지 않고 정당하게 거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과 공인중개사가 모든 변수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접근"이라며 "현재 개정안은 후자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맞다. 현실적인 방안을 다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박예진 수습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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