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로봇 팔이 요리를 하고, 붓글씨를 쓴다. 백신 예방주사도 놓고, 망치질도 한다. 어떤 모양의 물체도 정확하게 잡고 움직인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상진)이 문어 다리를 닮은 흡착형 만능 로봇 그리퍼를 선보였다.
산업 현장에 널리 쓰이고 있는 진공 흡착 그리퍼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려 단순한 흡착 그리퍼 하나만으로도 일상생활 속의 복잡한 작업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기계연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송성혁 선임연구원 팀이 만든 흡착형 만능 그리퍼는 문어 다리를 모방해 만들었다. 문어가 물체를 잡기 위해 가장 먼저 다리로 물체를 휘감듯이, 그리퍼가 물체에 닿을 때 물체를 감싸 안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유연한 그리퍼 표면에 미세 와이어 구조를 나란히 배치해 물체가 미세 와이어를 누르기 시작하면 그리퍼 구조가 물체 방향으로 오므라들게 했다.
물체를 감싸 안은 다음에는 문어의 빨판처럼 그리퍼 표면의 유연한 구멍이 물체의 세부 형상에 따라 변화해 밀착한 후 강하게 흡착하도록 했다. 유연한 구멍은 벌집 형상의 부드러운 구조로 이뤄져 표면이 심하게 굴곡진 물체도 그에 맞춰 효과적으로 밀착할 수 있다.
또한 그리퍼의 외곽 구조는 실시간으로 단단하거나 말랑하게 바꿀 수 있는데 이는 문어가 다리를 단단하거나 말랑하게 바꾸는 것에서 착안했다.
송성혁 선임연구원은 “사물을 파지한 후 그리퍼의 외곽 구조가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물체의 위치가 고정되기 때문에 파지한 사물로 다양한 일상 작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흡착형 만능 그리퍼를 이용해 일상생활이나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 상황을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주전자에 물을 붓고 가스렌지에 올려 끓이거나, 호떡을 뒤집으면서 굽고, 붓글씨를 쓰는 동작, 주사기를 다루는 동작도 성공했다.
박찬훈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장은 “개발된 흡착형 만능 그리퍼는 모터나 복잡한 기구 메커니즘 없이 단순한 흡착만으로 복잡한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최초 기술”이라며 “향후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사물을 효과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비대면 서비스 로봇 개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연 동영상 보기 https://youtu.be/2Fj5b5xzZ9A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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