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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잘 팔리는 정비사업 분양 물량…건설업계, 대어급 수주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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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관악·노원·동작 등 최대 조단위 규모 대어급 물량 '봇물'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올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분양되는 물량이 지난해 보다 대폭 늘어났다. 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분양단지는 풍부한 인프라와 주거환경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어 청약경쟁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건설업계 역시 대어급 사업장 수주를 위한 막바지 추수에 박차를 가한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 또는 분양예정인 아파트는 573곳, 45만8천678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26곳, 14만9천243가구(32.5%)가 정비사업으로 공급될 계획이다. 즉, 올해 분양되는 아파트 3채 중 1채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이다.

특히, 올해는 전체 분양계획 물량이 예년보다 늘면서 정비사업 물량도 지난 2019년(10만2천182가구), 2020년(9만6천631가구) 실적과 비교해 5만여 가구 많은 수준이다.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택지가 부족한 서울에서는 올해 공급될 4만1천967가구 중 85%가 정비사업 물량이다.

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아파트는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아 분양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7월 현재까지 분양된 아파트 청약경쟁률 평균을 분석한 결과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공급된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25.5대 1로, 전체 아파트 경쟁률 18.6대 1보다 높다. 정비사업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지난해(44.5대 1)와 2019년(26.5대 1)에도 전체 아파트 경쟁률을 웃돌았다.

정비사업은 사업 주체가 조합인 민간분양이 대부분으로, 분양가 규제를 받는 공공주택에 비해 분양가 수준이 높다. 비싼 분양가에도 정비사업 단지 청약경쟁률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도심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공급이 이뤄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일반분양 물량도 적어 희소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특화설계가 적용된 브랜드 아파트들이 많다는 점도 주효했다.

정비사업 물량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올해 말 서울과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사업장들이 대거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이들 사업장의 공사비는 1천억원대에서 조단위까지 달하는 거물급으로,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올해 연말 수주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일원 '한강맨션'이다. 동부이촌동을 대표하는 재건축 단지로 전통 부촌에 들어서는 만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단지는 지난달 24일 용산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시공사 선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관리동 24개 동, 660가구로 구성된 한강맨션은 지하 3층~지상 35층, 1천441가구의 단지로 변모하게 된다. 한강맨션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신 대한주택공사가 중산층을 대상으로 처음 지은 고급 아파트다. 지난 1970년 준공돼 47년 만인 2017년 6월 재건축 조합이 설립됐다.

지난 2019년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 올해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했다. 이어 지난 3월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을 했다. 용산구는 6개월간 관계 부서, 유관 기관 협의와 공람 공고, 도시 계획 시설(공원) 조성 계획 수립 등을 거쳐 최근 조합에 인가서를 보냈다. 조합 설립 이후 4년 만이다.

조합은 사업시행 인가에 따라 곧바로 후속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내년 초 시공사를 선정한 뒤 오는 2023년 관리처분계획인가, 2024년 이주·철거 등을 계획하고 있다. 한강맨션은 전통 부촌 이촌동 일대에서도 알짜 단지로 꼽힌다. 지하철 4호선 이촌역과 가깝고 단지 남쪽은 한강 변에 접해 있다. 정비사업 강호인 GS건설과 삼성물산이 수주전 참가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사업비 9천500억원 규모의 한남2구역 재개발은 내년 2월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한남2구역은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공람을 진행 중이다. 한남2구역 재개발은 보광동 일대에 지하 6층~지상 14층, 30개 동, 1천537가구(임대 238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한남뉴타운 중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이 인접해 있는 등 교통 환경이 우수하다.

공사비만 1조원에 달하는 서남권 대규모 정비사업인 신림1구역 재개발은 GS건설·DL이앤씨·현대엔지니어링 등 3개사 컨소시엄이 지난 8월 단독 참여했으나 유찰됐다. 이후 조합원들이 컨소시엄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컨소시엄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까지 논의됐지만, 제한을 두지 않고 2차 입찰을 진행했다.

지난 5일 마감한 2차 입찰에서도 GS건설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원 22만여㎡의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9층, 42개 동 규모로 공동주택 3천961가구, 오피스텔 100실, 근린생활시설 등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지난달 16일 입찰이 마감된 동작구 노량진5구역 재개발 사업은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이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조합은 이달 말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한다. 노량진5구역은 동작구 노량진동 일대에 지하 5층~지상 28층, 공동주택 727가구와 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예상 공사비 1천970억원이다. 여의도, 용산과 인접하며, 강남권 이동도 수월하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알짜배기 정비사업으로 꼽힌다.

지난 5일 열린 서울 마지막 달동네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 입찰에는 GS건설이 단독 입찰했다. 공사비 규모 5천800억원으로, 노원구 중계동 일대 18만6천965㎡에 아파트 지하 5층~지상 20층, 1천953가구와 다세대주택 484가구,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백사마을 재개발은 지난 2009년 주택재개발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되고, 지난 3월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가 되며 12년 만에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GS건설이 2차에도 단독 입찰할 경우 우선협상자 선정 총회를 거쳐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사업시행을 맡는다.

공사비 2천826억원 규모의 노원구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은 지난달 28일 입찰 공고문을 내고 내달 중순까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을 한다. 1천70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경기권 대장주 단지들이 포진한 과천에서는 공사비 4천300억원 규모의 과천주공5단지가 지난달 28일 입찰을 마감하고,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재건축 수주전에는 GS건설과 대우건설이 뛰어들었다.

여경희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정비사업 분양물량은 대부분 수도권과 광역시에 집중됐다"며 "지방 소도시보다 수요가 많고 사업성이 좋은 대도시에서 정비사업 추진이 활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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