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33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던 드래곤플라이가 구주주 청약 미달에 이어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에서도 대거 미달이 발생했다. 이에 조달 금액도 목표액보다 90억원가량 줄어든 245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드래곤플라이는 지난 8~9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 실권주 공모 청약에서 모집물량(888만335주)의 절반에 못 미치는 432만900주에 대한 매수주문이 들어오며 청약경쟁률 48.66%에 그쳤다.
앞서 구주주를 대상으로 우선 진행한 청약에서는 전체 모집물량(1천700만주)에 811만9천665주의 청약만 들어오며 청약률은 47.76%에 불과했다. 실권주에 대한 청약도 대거 미달되며 드래곤플라이의 이번 유상증자 청약 경쟁률은 최종 73.18%를 기록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유상증자를 앞두고 지난 1일 발행가액을 1천970원으로 확정했다. 구주주 청약일(8월 3일) 전 3거래일부터 5거래일까지의 가중산술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25%의 할인율을 적용한 금액이었다. 일반 공모 증자의 경우 최대 30%까지 할인율을 적용할 수 있는데, 코스닥 기업들이 통상 10% 내외의 할인율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할인율 25%는 투자자에게 꽤 높은 가격적 메리트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권주 일반청약 마감일인 지난 9일 종가가 2천48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발행가액은 20% 이상 싼 가격이었다. 그럼에도 유상증자 흥행에 실패하며 드래곤플라이의 자금 조달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청약 결과에 따라 조달 자금은 기존에 계획했던 335억원보다 90억원이 부족한 245억원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기존 보통주(1천710만7천393주)와 우선주(256만4천103주)를 합산한 총 발행주식(1천967만1천496주)의 86.42%에 달하는 신주(1천700만주)가 추가 발행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보통주를 기준으로 두 배에 가까운 신주를 발행하는 것으로, 기존 주식의 주가 희석 우려가 크다. 특히 드래곤플라이의 이번 유상증자 물량은 보호예수가 전혀 걸려있지 않아 신주 물량이 대거 매물로 쏟아질 경우 주가 상승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버행(대규모 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도 있다. 올해 11월부터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전환우선주가 256만4천103주로, 이는 기존 보통주 대비 14.99%에 달하는 규모다. 드래곤플라이가 발행하고 아직 상환하지 않은 100억원 규모의 CB도 현재 전환가액(2천610원)을 기준으로 전량 보통주로 전환된다고 가정하면 총 발행주식수의 20%가 넘는 대규모 물량이어서 부담이 크다.
최대주주인 시스웍이 유상증자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다른 구주주와 일반 투자자들의 유상증자 참여를 주저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지고,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스웍은 신주 배정 가능 물량(316만5천549주)의 50%인 158만2천774주만 사들이기로 했다.
드래곤플라이의 이번 유상증자가 100% 청약에 성공할 경우, 시스웍이 가진 지분율(보통주와 전환우선주 합산)은 기존 18.62%에서 14.30%까지 낮아지는 상황이었다. 이후 드래곤플라이의 전환우선주(256만4천103주)와 미상환 전환사채(CB)가 전량 보통주로 전환(429만3천688주)될 경우 시스웍의 지분율은 12.81%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 청약이 대거 미달되며 이후 최대주주인 시스웍의 보통주 지분율은 9.07%(268만1천767주), 전환우선주를 포함한 전체 지분율은 16.02%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실적 부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 2018년 이후 4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기존에 밝힌 우선순위에 따라 지난 5월 지분 51%(76억5천만원)를 취득한 비상장사 리노펙 잔여 지분(49%) 인수를 비롯해 신규 게임콘텐츠 개발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드래곤플라이 관계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배정 물량의 20%까지 초과 청약이 가능하지만,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우선 공모 방식이었기 때문에 물량을 더 원하는 주주도 100%까지 밖에 청약을 못했다"며 "최대주주도 배정 물량의 50%만 참여하면서 청약률이 기대에 못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기존에 계획했던 사업들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라며 "다만 조달 자금이 예상보다 줄었기 때문에 세부 자금 사용 내역은 기존 계획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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