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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경쟁 좌초 위기 中…굴기 재시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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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압박 속에 칭화유니 구조조정 속도·SMIC 10조원 규모 공장 증설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국과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좌초 위기에 처한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위해 다시 시동을 걸었다. 중국의 간판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고, 세계 5위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10조원 규모의 공장 증설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칭화유니가 구조조정을 위해 지난 5일 마감한 전략적 투자자 모집에 베이징 정부의 베이징전자, 알리바바 등 14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들 투자자는 오는 25일까지 구조조정안을 낼 예정이다.

칭화유니는 지난 7월 중국 베이징 법원에 파산 구조조정 신청을 했다. 칭화유니가 만기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없고 모두 부채를 갚기에 자산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서다.

지난 2018년 중국에서 개최된 박람회에서 전시장을 마련한 칭화유니그룹 [사진=칭화유니]
지난 2018년 중국에서 개최된 박람회에서 전시장을 마련한 칭화유니그룹 [사진=칭화유니]

지난 1988년 설립된 칭화유니는 미국에 맞서 '반도체 굴기'를 실현하려던 중국이 공을 들이던 회사였다. 중국 칭화대가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지난해 11월 13억 위안(약 2천300억원)의 회사채를 갚지 못해 첫 디폴트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칭화유니의 총 채무는 약 35조9천억원에 이른다.

종합 반도체(IDM) 회사인 칭화유니는 원래 낸드플래시만 만들 계획이었으나 중국 정부의 요구로 지난 2019년 D램 진출까지 선언했다. 당시 칭화유니는 "2022년 D램 양산에 돌입한다"고 밝혀 주목 받았다.

칭화유니가 몰락하게 된 건 낸드플래시와 D램 모두 투자 대비 성과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다. 일각에선 미국 정부가 칭화유니가 투자 유치를 확대하지 못하도록 투자자들을 압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칭화유니의 회생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선 수십조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포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 하에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빨리 본궤도에 오를 수도 있다.

중국의 파운드리 SMIC는 이달 들어 중국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10조원 규모의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SMIC는 88억7천만 달러(약 10조2천억원)를 투입하고 상하이 자유무역구 린강 관리위원회와 합자 회사를 세워 매월 12인치 웨이퍼 10만 개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SMIC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압박으로 세계 1·2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 삼성전자가 화웨이 등 중국 업체와 거래를 끊으면서 자국 파운드리인 SMIC에 대한 의존도가 커져서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 향상에 사활을 걸며 지난 2015년부터 향후 10년간 1조 위안(약 17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왔다. 2019년에는 '중국 반도체 산업 국산화의 원년'으로 삼고 대대적인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서며 '기술 국산화'에 속도를 냈다.

미국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부터 화웨이 반도체를 제재하고, 7나노 이하 초미세 반도체 제조 필수 장비인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 수출을 제재하는 등 중국을 압박해 왔다.

중국의 이같은 행보에 미국의 압박 강도도 높아질 수 있다. 미국과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경쟁사이면서 두 나라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한국 업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중국에 생산 기지가 있고, 중국에서도 장비를 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들이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 중인 상황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수출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도 있는 셈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형 고객사인 화웨이가 제재를 받으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이를 대체할 매출처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중국은 원가 경쟁력이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었는데, 미국 압박이 거세지면서 전략 수립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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