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중도금 집단대출 중단 사태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수원 광교신도시의 마지막 로또 분양으로 기대를 모았던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가 분양을 앞두고 전 평형 중도금대출이 막히면서다. 시중은행의 대출중단 사태가 결국 중도금 집단대출 불가 사태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분양을 앞둔 아파트들 역시 최근 분양공고를 통해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할 수 있는 만큼 자납을 준비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후폭풍이 부동산 시장으로 번지는 것이다. 청약을 기다려온 실수요자들은 청약을 포기하게 됐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수원 광교신도시에 공급되는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가 오는 13일부터 청약을 접수한다. 이곳은 경기도청 신청사가 들어서는 경기융합타운 내에 짓는 주상복합 아파트로 전용면적 ▲60㎡ ▲69㎡ ▲84㎡ 등 총 211가구로 구성돼 있다.
분양가는 전용 60㎡가 7억원, 69㎡ 8억2천만원, 84㎡가 9억8천500만원이다. 통상 분양가 9억원 미만의 아파트 분양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통해 중도금 집단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는 분양가가 9억원 미만인데도 전 평형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해당 단지 청약을 넣기 위해서는 분양자가 직접 자납을 해야 한다. 최근 금융권의 대출 중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대출마저 여의치 않다. '금수저만 청약하라는 것이냐', '기성세대가 집값은 다 올려놓고 무주택자만 피해를 입는 꼴'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시행사 측은 "분양가 9억원이 넘는 가구가 104가구 정도고 이 이하가 약 107가구인데 규모가 작아서 사업주체가 중도금 대출을 안 해주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분양가격 9억원 미만의 아파트 중도금 대출이 안 되는 경우는 극히 희박한 만큼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때문으로 해석한다.
현재 은행들은 가계대출 신규취급을 한시 중단하고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한 추가대책에 나서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집단대출 포함)·전세자금대출을 중단했다. 우리은행도 전세자금대출의 3분기 한도가 소진되면서 9월말까지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한다.
SC제일은행도 담보대출 가운데 '퍼스트홈론' 중 신잔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연동 상품의 신규 취급을 잠정 중단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라는 금융당국 주문에 기존 고객 이탈을 감수하면서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문제는 분양을 앞둔 다른 아파트에서도 중도금 대출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화성 봉담 한 신혼희망타운 입주자모집공고문에는 "금융권 중도금 집단대출규제로 인해 중도금 대출이 현재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대출이 불가능할 경우 수분양자가 자력으로 납부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이들은 부동산 커뮤니티 등을 통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기성세대들이 아파트를 투기해 집값을 올려놓고 드디어 정부가 뒤로는 대출을 막아버렸다"며 "2030의 무주택자들은 대출을 받지 못하고 평생 월세만을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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