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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로봇시대] ③ 강상철 네이버랩스 “5G 브레인리스 로봇…테크 기반 퍼스트무버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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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반 패스트팔로워에서 차세대 패러다임 선도 전환

4차산업혁명 시대가 열리자 정보통신기술(ICT)도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 대척점에 놓여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켜 물리적인 결합뿐만 아니라 화학적 융합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ICT 사업자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강소기업들이 뛰어난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성장동력인 '로봇' 사업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단기적 성과가 어렵고 장기적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리스크를 감당하면서도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의 대표 사례를 살펴보고, 시장을 이끌고 있는 주요 인사들의 인사이트를 전달하고자 한다.[편집자]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우리가 가는 길이 과연 걸어야 하는 길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우리의 판단이 잘못된게 아니라 올바른 방향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돌이켜보니, 온라인 기반의 패스트 팔로워에서 테크 기반의 퍼스트무버로서의 터닝포인트였던 셈이다.”

강상철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를 지난 11일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만났다

강상철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지난 11일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만나 지난 201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CES 2019의 소회를 이같이 나타냈다.

이 날은 네이버로서는 기념비적인 시간이자 장소였다. 네이버 창사 20주년에 출사표를 던진 네이버는 2019년 처음으로 CES 무대에 섰다. 국내서는 성공적인 스타트업의 표본이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검색엔진을 가진 포털, 라인의 모체 등으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부터 구글과 페이스북 등 거대공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술 기업 도약을 위한 시발점 구실을 했다.

절묘하게도 네이버는 CES 전시관 중 구글 앞마당에 부스를 차렸다. 네이버의 기술 철학이자 비전인 ‘생활환경지능’ 기술이 총망라됐다. 위치 및 이동기반 통합솔루션인 xDM 플랫폼을 중심으로 로보틱스,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술들이 골고루 자리 잡았다.

김정혁 네이버랩스 연구원은 “CES는 처음 가는길이라 고생을 많이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운을 땐 뒤, “5G는 상용화되지 않은 때였고 이제야 막 3GPP(글로벌이동통신표준화기구)에서 릴리즈15가 완성된 뒤였다”라며,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의 5G 장비들을 모두 가져다놓고 셀을 재형성하고 네트워크 구성환경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끊임없이 반복했다”고 회상했다.

결과적으로 네이버의 출사표는 성공적이었다. 참관객만 5천명 이상,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방문과 협력 다짐, 해외 매체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단적으로 5천개의 에코백 기념품이 모두 소진되기도 했다. 주요 인사들뿐만 아니라 AP, 데일리미너, 씨넷 등 여러 외신들의 기대와 관심도 한몸에 받았다.

강 책임리더는 “그간 일반적으로 설명돼온 네이버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계기가 됐다”라며, “가야할 길이 명확해졌고 자신감도 얻는 기회였으며, 현재도 비전으로서 가치로서 계속해서 추구해야하는 방향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상철 네이버랩스 책임리더(우)와 김정혁 네이버랩스 연구원(좌). 5G 브레인리스 로봇 현실화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실패는 성공의 5G 브레인리스 로봇…꿈의 현실화 임박

네이버랩스의 비전은 현실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지난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기존 오피스에서 로봇 연구를 위해 허가 받았던 5G 실험국을 신규 구축되는 2사옥으로 이전하는 것을 허가 받았다고 발표했다. 5G 클라우드 기반 로봇 제어 시스템 아크AI-로봇-클라우드에 연동해 제2사옥 대규모 공간 내에서 100여대 이상의 로봇들을 제어하게 된다.

지난 2019년 CES를 통해 전세계에 시연한 내용 그대로다. 이를 위해 네이버랩스는 출원한 특허만 230개가 넘는다. 5G 네트워크의 특성을 극대화해 로봇에 활용한 사례는 글로벌에서도 독보적이다. 정부가 발표한 5G 특화망 정책에 대한 기폭제 역할을,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5G 클라우드 기반 로봇 서비스 상용화를 앞당기는 첫 단추가 된다.

핵심은 아크(ARC) 플랫폼이다. 인공지능(AI)과 로봇(Robot), 클라우드(Cloud)의 앞글자를 딴 명칭이다. 로봇이 제2사옥을 활보하며 물건을 배달하는 행위가 일견 단순해보일 수 있으나 그 속에서는 무수한 기술들이 자리잡고 있다. 아크 플랫폼은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로봇의 두뇌를 담당한다.

강상철 책임리더는 “네이버랩스의 로봇이 다른 로봇과 다른 점은 5G 브레인리스라는 점”이라며, “로봇이 사진을 찍으면서 나아가면 이를 클라우드 아크 아이(ARC eye)로 보내고 이를 통해 측위를 분석해 아크 브레인(ARC Brain)이 제어 명령을 보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의 두뇌가 없기 때문에 더 가볍고 작게 제작도 가능하다. 전력 효율성이 높아질뿐만 아니라 동시에 여러대의 로봇의 제어까지도 가능하다. 무수히 쏟아지는 로봇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받아 분석하기에 향후 진화발전도 앞당길 수 있다.

다만, 물리적으로 두뇌가 분리돼 있다는 결점을 극복해야 한다. 어딘가 먼 곳에 위치한 클라우드 서버가 마치 로봇에 물리적으로 한몸에 있는 것처럼 명령을 내리려면 이를 이어주는 신경망은 그만큼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성을 갖춰야 한다.

네이버랩스가 통신방식으로 5G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5G가 상용화되기 전부터 네이버랩스는 5G에 집중했다. 이미 비면허대역을 통한 와이파이나 이미 성숙한 4G LTE에 대한 테스트 역시 이뤄졌으나 한계에 부딪치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산업 생태계와 정책적 지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기에 가시밭길이 예상됐다. 물론 이같은 판단은 퍼스트무버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 역할을 해줬다.

김정혁 연구원은 “로봇에서 취득되는 데이터가 안정적으로 계속해서 클라우드로 올라가야 하고, 내리는 명령 역시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흘러야 한다”라며, “그려러면 짧은 주기, 이동성과 안정성 등을 고려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면허 주파수를 활용하는 와이파이6는 와이파이4보다 진일보했기 때문에 검증을 해봤으나 안정성면에서 떨어져 셀룰러 방식으로 전환하고, 진보된 LTE망을 활용했으나 지연시간에 한계가 발생해 미션 크리티컬한 상황을 대응하지 못했다”라며, “향후에도 초고신뢰와 저지연통신(URLLC), 향상된 모바일브로드밴드(eMBB)에 대한 진화가 예상되는 5G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6GHz 이하(Sub-6) 대역인 3.5GHz 주파수에서 5G가 상용화됐고 초고주파(mmWave) 28GHz 주파수에 대한 실증이 이뤄지고 있다. 오는 11월 과기정통부가 5G 특화망에 대한 공모 절차에 돌입해 정책적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강 책임리더는 “6GHz 이하 주파수는 5G가 상용화됐기 때문에 쓸 수 있고, 28GHz 주파수 장비 성능은 검증이 돼야 하지만 언젠가는 준비가 될 시점이 올 것”이라며, “6GHz 이하는 이동성이 보장되나 용량이나 지연시간 효율을 높일 수 없기 때문에 28GHz 시점에는 더 진화된 로봇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이어, “로봇 연구개발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현재는 각 특성에 맞는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라며, “5G 특화망을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답을 내리기 위해 스스로 구축하고 최적화하는 단계를 거쳐 기술을 고도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5G와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 친화형 건물로 지어질 네이버 제2사옥 [사진=네이버]

◆ 거대 공룡과 어깨 나란히…개인정보·보안위협은 먼저 챙긴다

이같은 네이버랩스의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행보일 수도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공룡들과의 경쟁에서 우리 플랫폼을 뺏기지 않으려는 방어책이기도 하다.

강상철 책임리더는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글로벌 사업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우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있는 기술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며, “거대 공룡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개발을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경쟁력은 로봇에 대한 미래 투자가 온전히 로봇 로드맵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 로봇과 자율주행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공간을 이해하는 기술이 선행돼야 한다. 네이버랩스는 공간측위 역량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현재는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 않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유용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기술발전을 통해 점차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아울러 네이버랩스는 5G 로봇시대에 대두될 역기능에 대해서도 초기부터 방향을 구축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 윤리와 보안 문제에 철저한 준비를 목표로 한다.

강 책임리더는 “제2사옥에서도 운영되는 로봇 솔루션 역시 직원들이 개인정보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라며, “내부적으로 각각 보안담당팀들이 있어 연구개발 전부터 사전 컨설팅을 받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다 뜯어보는 수준”이라며, “네이버가 인터넷 서비스를 하면서 쌓아온 보안기술과 개인정보보호 기술 등의 노하우를 접목하고 새롭게 개발하는 로봇에 대한 센서 등의 하드웨어 정보부터 내부 데이터센터까지 빈틈없는 준비 하에 R&D가 이뤄진다"고 자신했다.

AI 윤리 정립은 현재 초기 단계에 놓여 있다. 국가적으로도 가이드라인을 세밀하게 짜기 위해 분주하다. 네이버랩스는 우선적으로 개인정보보호에 집중하고 있다. AI 분야가 넓어짐에 따라 구체적인 사례를 적용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강 책임리더는 현재도 제2사옥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로봇들의 모습을 꿈꾸고 있다. 그는 “그간 노력했던 직원들이 제2사옥의 로봇이 기획한대로, 개발한대로 움직이는 첫 순간을 보게 된다면, 그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될 것”이라며, “보람찬 행보를 함께 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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