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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빚투'에 반대매매 급증…증권사는 표정 관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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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융자 25조원으로 사상 최대…증권사들, 상반기 이자수익만 8500억원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빚을 내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빚투'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투자자의 기록적인 매도세에 국내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반대매매도 속출하고 있어 '빚투'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반면 증권사들은 '빚투'를 위한 자금을 대출해주고 받은 신용공여 이자 수익이 크게 늘어나며 '빚투'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신용공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28개 증권사들의 올해 상반기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8천52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이자수익(9천970억원)의 85%를 이미 벌어들였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정소희 기자]
신용공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28개 증권사들의 올해 상반기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8천52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이자수익(9천970억원)의 85%를 이미 벌어들였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정소희 기자]

◆ 신용공여 잔고 25조원 돌파하며 최고치 경신…증시 하락에 반대매매도 급증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의 신용공여(신용융자) 잔고는 25조6천112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1998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신용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 등을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을 말한다.

지난해 말 19조2천214억원이었던 신용공여 잔고는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더니 코스피가 3200선이 붕괴된 지난 13일 처음으로 25조원을 돌파했다. 신용공여 잔고는 통상 주가가 상승할 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지만, 최근에는 하락장에도 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이 증시 조정을 저점 매수 기회로 삼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용공여 잔고가 급증한 반면, 증시가 낙폭을 키우며 하락세를 이어가자 반대매매도 속출하고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산 후 약속한 기한 내 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19일 하루동안 반대매매가 이뤄진 금액은 422억원으로 전날(370억원)에 이어 하루 만에 사상 최대치를 다시 경신했다. 지난 6월 이후 이달 중순까지 100~ 200억원대를 유지하던 반대매매 규모가 코스닥지수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별 신용공여 잔고를 살펴보면 코스피 14조686억원, 코스닥 11조5천425억원이다. 시장 규모 대비 신용공여 잔고를 감안할 때, 코스닥 시장에서 '빚투'에 나선 투자자가 최근 변동성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코스닥지수는 이달 13일 이후 4거래일 동안 62.94포인트(5.97%) 급락하며 지난 6월 17일 이후 약 2개월 만에 1000선이 무너졌다. 이날도 2% 이상 급락하며 970선 아래로 밀렸다.

신용공여 잔고가 사상 최대 수준인 만큼 하락세를 이어가는 증시의 조정이 지속되면 반대매매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가가 하락해 투자자들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하고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행사하면, 그에 따른 매도물량 확대로 주가가 더 하락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급 '빚투'로 인해 반대매매와 관련된 분쟁도 크게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반대매매나 주문제출 과정에서 착오·지연 등으로 발생한 민원은 총 7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건보다 12.1% 늘었다. 이는 상반기 민원 항목 중 전산장애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국내 신용공여 잔고가 25조원을 돌파하며 상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1998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자료=금융투자협회]
국내 신용공여 잔고가 25조원을 돌파하며 상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1998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자료=금융투자협회]

◆ 증권사 '이자 장사' 호황…상반기 영업이익의 12.7%가 신용공여 이자수익

'빚투' 경고등이 켜졌지만, 증권사들은 '이자 장사'로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신용공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28개 증권사들의 올해 상반기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8천525억원에 달한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9년 이래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연간 이자수익 9천970억원의 85%를 6개월 만에 벌어들인 것이다.

이들 증권사의 별도기준 영업이익 합계는 총 6조6천738억원으로, 이 중 12.7%가 신용융자거래 이자수익이다. '빚투'가 호시절을 맞은 증권사 수익모델의 한 축이 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은 대출 기간에 따라 4~9%대에 형성돼 있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이 1천336억원으로 신용거래융자 이자 수익이 가장 많았다. 이는 상반기 삼성증권의 별도기준 영업이익 7천429억원의 18%에 달하는 규모다. 미래에셋증권(1천319억원)도 영업이익(6천808억원)의 19%를 신용거래융자 이자로 거둬들였다. NH투자증권(1천65억원)도 영업이익에서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이른다.

이들 증권사 외에도 키움증권(915억원) 한국투자증권(874억원) KB증권(717억원) 신한금융투자(423억원) 등의 순으로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이 많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신용거래는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효과로 수익을 노리는 공격적인 투자 방법"이라며 "주가 급변 시에는 손실 폭 확대와 반대매매로 인한 손실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 전에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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