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 결렬을 선언하고 독자노선을 택한 가운데, 향후 대선 출마를 위해 자체 경선플랫폼 구축·유의미한 지지율 확보 등이 중점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대표는 전날(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의 합당 불발을 공식 발표했다. 안 대표는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에서 멈추게 됐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며 "통합을 기대한 국민께 죄송하다"고 했다.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향후 따로 말씀드릴 시간을 갖겠다"며 "지금까지 혼란스러웠던 당을 먼저 추스르고 당원, 지지자들과 함께 논의해 길을 찾겠다"며 말을 아꼈다.
우선 안 대표는 합당 무산으로 어수선한 당을 재정비하고 제3지대 경선판을 통해 대선 출마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부터 국민의힘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당적과 무관하게 야권 대선주자 누구나 참여 가능한 일명 '열린플랫폼'은 안 대표의 존재감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 될 공산이 크다. 제3지대 유력 경선 후보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꼽힌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3지대에서 안 대표가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것이 제 견해"라며 "국민의당이 제3지대 플랫폼으로 기능하기 위해 열린플랫폼에 필요한 당헌 개정을 해서 그 역할도 함께 진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제3지대 플랫폼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은 김동연 부총리 정도"라며 "(안 대표가) 이번 주 중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유의미한 지지율 확보도 필요하다. 다만 현재 안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2~5% 수준의 지지율로 국민의힘 최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물론 타 주자들에게도 뒤쳐진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성인남녀 1천7명을 대상으로 범보수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지지율)를 조사한 결과(16일 발표) 안 대표의 지지율은 5.1%로 집계됐다.
하지만 안 대표보다 앞선 국민의힘 주자는 윤 전 총장(26.7%), 홍준표 의원(16.6%), 유승민 전 의원(11.4%), 최재형 전 감사원장(6.7%) 등 5명으로 나타났다. (95% 신뢰수준·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최종 대선후보는 각각 10월과 11월 확정된다. 안 대표의 현 지지율은 높은 편이 아니나 대선이 임박할수록 여야주자 간 오차범위 내 접전이 예상되는 만큼 '제3지대 지지율'이 변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지지율 반등을 통해 '두 자릿수 확보'가 가능하다면 향후 국민의힘과 합당 논의가 재개됐을 때 지금보다 유리한 지점에서 협상에 임할 수 있다. 나아가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선과 같은 1대1 구도의 야권 단일화 시나리오를 노릴 수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독자 출마로는 판을 키우기 어려우니 '제3지대 리그'를 만들어 경쟁구도를 짜야 할 것이다. 이미 합당 시기를 놓친 상태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국민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비전과 정책 제시와 지지율 확보는 그 다음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 후보를 압도할 만큼의 지지율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10% 이상을 받을 수 있다면 국민의힘과 단일화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너무 박빙이라 (안 대표의) 낮은 지지율도 필요한 경우라도 단일화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나중에 국민의힘이 1~2%대 지지율도 아쉬울 때가 올 것"이라며 "(안 대표가) 주가를 확 올린 상태에서 합당 논의를 다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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