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최근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축소됐다는 논란이 불거졌던 4세대 실손보험의 가입조건이 완화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단순 외래진료를 받거나 높은 재발률을 가진 병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4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지난 세대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보장은 가장 낮아 병원을 자주가지 않는 소비자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4세대 실손보험 판매량 판매량 '뚝'…비급여 보장 대폭 축소
1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에 실손보험 판매량은 5만2천108건, 1~3세대의 4세대 실손 전환은 1만499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된 후 한 달간 판매량이 이전 3세대 상품 판매 시기와 비교해 절반 미만 수준으로 위축된 셈이다.
4세대 실손보험이 가입 조건이 까다롭고 이전 세대보다 보장이 축소된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들 보험사는 2년 이내에 외래진료 이력이 있거나 높은 재발률을 가진 병력이 있으면 실손보험 가입을 못하도록 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실손보험 가입 문턱을 높인 보험업계에 합리적 수준으로 보험 가입 기준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최근 한화생명·교보생명·삼성생명·삼성화재 등 4개 보험사는 단순 외래진료 이력 등을 이유로 가입을 거부하는 실손보험 인수지침을 없애기로 했다.
가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도 4세대로 갈아타야 유리한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1·2·3세대 중 가장 저렴하지만 보장은 가장 좋지 않다. 기존에는 적극적으로 보장해주던 비급여 항목이 대폭 축소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의 제 1~3세대 실손보험은 포괄적 보장구조(급여+비급여)인 반면, 이번에 출시된 제4세대 실손보험은 급여(주계약)와 비급여(특약)를 별개의 상품으로 분리하고, 일부 보험금 누수 논란이 큰 도수치료, 비타민 주사제 등의 비급여 항목은 보장 횟수가 제한된다.
도수치료는 매 10회를 기본으로 추가로 연간 최대 50회까지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으며, 비타민 등 비급여 주사제도 약사법령상 허용되는 경우만 보장한다.
4세대는 가입자 개인별로 보험료를 차등화해 병원에 많이 갈 경우 보험료가 최대 3배 할증된다. 예를들어 보험료가 10만원인데 병원 진료를 자주 받아 보험금을 많이 청구하면 최대 40만 원(비급여 기준)까지 보험료가 인상된다. 또 자기부담금도 높아졌다. 기존 10~20%이던 급여 부분 자기부담률은 20%로, 20~30%이던 비급여 부분의 자기부담률은 30%로 각각 올랐다.
통원 진료에서 보험금 청구가 되지 않고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진료비(통원 공제금액)도 급여는 1만원(상급·종합병원은 2만원), 비급여는 3만원으로 정해졌다.
◆월보험료는 가장 저렴…병원 적게 가면 훨신 '유리'
다만 4세대 실손보험은 기존 세대보다 보험료가 가장 낮다는 장점이 있다. 40세 남자를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올해 월 보험료는 1세대 보험 기준 4만2467원, 2세대 2만2753원, 3세대 1만2184원, 4세대 1만877원으로 계산된다.
또 필수치료인 급여 부분에서는 습관성 유산이나 난임(불임), 인공수정 관련 합병증, 선천성 뇌 질환 등에 대한 보장은 확대됐다. 관련 질병에 대한 가족력이 있다면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기존 실손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유용하지만, 병원에 갈 일이 거의 없어 매달 보험료를 내는 것이 부담이라면 4세대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질병이 있어 정기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가입자들의 경우 기존 세대 실손보험이 월등히 유리하다”면서 “특히 4세대는 도수치료나 영양제 등 비급여 항목의 보장은 줄었지만 난임·불임 치료 등의 급여항목 보장은 확대됐기 때문에 해당 항목을 꼼곰히 따져보고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