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일본 언론에 이어 학계에서까지 우리나라 배터리사들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의 기술력과 안전성 등을 걸고넘어지며 '흠집내기'에 열중하고 있다.
일본 극우 성향 언론으로 분류되는 산케이 신문은 지난달 30일 제너럴모터스(GM)가 최근 쉐보레 볼트 전기차(EV) 신규 리콜 조치 단행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의 코나 EV 화재를 두고 한국 배터리사들이 가진 기술력이 일본보다 떨어져 발생된 일이라고 트집을 잡았다.
산케이는 "LG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자동차의 코나 EV도 발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 포드와 독일 BMW 차량 화재는 삼성SDI 배터리로 인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발화 문제는 한국 기업이 일본과 같은 기술을 확립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며 "한국 기업들은 안전성 향상보다 가격 경쟁력을 우선시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에 이어 학계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 유명 경제학자 중 한 명인 마카베 아키오 호세이대 대학원 정책창조연구과 교수는 지난 3일 일본 경제주간지 '프레지던트' 기고문을 통해 우리나라 배터리사들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마카베 아키오 교수는 기고문을 통해 "한국 기업이 생산하는 배터리의 발화 문제는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과 동등한 기술을 확립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며 "(한국 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을 안전 기술 향상보다 우선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늘려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일본 언론과 학계에서 우리나라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에 대해 폄하하고, 아직 규명되지 않은 전기차 화재 원인을 배터리 때문이라고 '콕' 집어 비판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일본 배터리사들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기버스·전기트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 순위에서 중국의 CATL이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3위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일본 파나소닉이 2019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던 기업인데, 2년이 지난 현재 중국 CATL과 선두경쟁 중인 LG에너지솔루션 때문에 3위로 밀려났다는 점이다.
일본은 자국이 지닌 기술력에 대해 자부심이 상당하다. 이러한 국가에 LG에너지솔루션의 약진이 일본 자존심에 스크레치를 남긴 것. 때문에 이번 '한국 때리기'를 통해 다시 선두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배터리사들을 향한 일본의 목소리들을 단순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폄하 발언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하려면 무엇보다 배터리 안전성과 신뢰성,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야 비판을 넘은 비난에 노출되지 않는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이미 파나소닉을 발밑에 둔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 안전성과 기술력을 앞세워 일본의 허무맹랑한 주장에 재갈을 물리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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