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보험업계에서 ESG(환경·사회공헌·지배구조) 위원회 구축, 관련 채권 발행 등으로 ESG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채권 수요와 경영 관리에 대해 ESG 관련 요구가 높아진 것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SG위원회 설립 러시…채권발행·투자 확대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현대해상, 한화생명,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 미래에셋생명,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이 ESG위원회를 설립했다.

ESG위원회는 ESG 관련 현안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이사회 내 위원회로 구성된다. 이들 보험사들은 ESG위원회를 중심으로 ESG 관련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현황을 관리‧감독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녹색·상생·투명금융이라는 주제로 '2030 ESG 3대 전략'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 금융에 20조원 이상 투자하고, 탄소배출량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ESG 이슈자산 투자 금지 원칙'도 공개했다. 광산·터미널·발전 등 석탄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투자를 제한하고 기존 투자 건도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 시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담배, 도박 관련 업체에 대해서는 투자를 제한할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최근 '2021 통합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ESG투자 규모를 3배 가까이 늘린 10조5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비중을 매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대해상도 6월 전국 탈석탄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를 통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운영과 관련한 보험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ESG 채권도 출시하고 있다.
농협손보는 지난달 12일 손보업계 최초로 1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해당 ESG채권으로 조달된 자금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분야와 일자리창출, 사회인프라 구축 등 사회적 적격성이 인정된 사업에 투자하게 된다. 후순위채권 발행 이후 농협손보의 RBC(위험기준자기자본)비율은 약 18%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생명도 지난 3월 1천5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조달자금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 사회적 가치창출 사업 등에 투자된다. 이번 채권으로 미래에셋생명의 자본건전성은 RBC비율은 9.3%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SG 안하면 공격 대상…자본확충 위해 ESG경영 확대 전망
이처럼 보험사들이 ESG경영을 적극 도입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보험사들의 경영에 대한 간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사들은 보험사들의 투자대상이 친환경적이지 않은 경우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실제 영국 최대투자사인 리갈 앤 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AIG가 탈석탄에 대한 정책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지난달 일부 펀드에서 보험사인 AIG의 주식을 축소하기도 했다.
새로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한 자본확충에도 ESG채권 발행이 유리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새 제도는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만큼 미리 자본을 늘려두는 것이 유리한데, ESG 강화 트렌드에 발맞춰 손쉽게 자본확충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ESG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만큼 수요 확보 측면에서 ESG 인증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ESG채권의 발행 주체로 나서는 경우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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