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각종 규제와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상승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이 추격 매수를 자제하라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만,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를 경신하거나, 고점이 이어지는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거래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더 부동산 시장에 쓸 카드까지 없어지면서 집값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기준(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0.18%를 기록했다. 전주(0.19%)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으나,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와 무더위 지속, 휴가철 영향 등으로 거래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단지나 중저가 단지의 갭메우기 수요 등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가 단지가 즐비한 강남권 집값은 여전히 꼿꼿한 상승을 유지하고 있다. 서초구(0.18%→0.19%)는 반포동 신축이나 서초동 재건축, 강남구(0.20%→0.19%)는 압구정·대치동 재건축, 송파구(0.18%→0.18%)는 신천·방이동 재건축이나 잠실동 인기 단지, 강동구(0.16%→0.16%)는 고덕·암사·명일동 위주로 오름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포레스타5단지(2014년 5월 입주)'의 경우 올해 계속 고점을 유지한 가운데 실거래가 이뤄지며,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굳건한 모습을 보인다. 단지는 지난달 전용 84.4㎡가 18억4천만원(16층)에 거래됐다. 지난 6월에는 전용 84.41㎡가 18억5천만원(5층)에 팔렸다. 지난해 6월 전용 84.41㎡는 14억5천만원(14층)에 거래되면서 1년 새 약 4억원 올랐다.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전용 84.41㎡는 모두 3건의 실거래가 완료됐는데, 17억3천500만원(13층)~18억4천500만원(15층)에 거래됐다. 지난 4월 매매가격이 소폭 하락했으나, 여름을 맞이하면서 가격이 다시 회복됐다. 올해 6월과 7월에 거래된 전용 84.41㎡와 84.4㎡ 모두 단지의 신고가에 해당한다.
전용 84.4㎡는 지난해 모두 1건이 거래됐는데, 13억9천만원(3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2년 전인 지난 2019년 7월에는 동일면적대 매물이 13억원(13층), 2018년 10월 13억원(3층)에 팔렸다. 지난해까지 가격 변동이 크지 않다가, 규제 직격탄을 맞은 올해 가격이 폭등했다. 2년 새 약 5억4천만원이 올랐다.
인근에 있는 '서초더샵포레(2014년 8월 입주)' 역시 올해 들어 지속해서 고점에 거래되고 있다. 단지의 전용 84.41㎡는 지난달 15억9천600만원(7층)에 팔렸다. 올해 1월~6월까지 상반기에 동일면적대 매물은 모두 5건이 14억9천만원(7층)~16억5천만원(14층)에 거래됐다. 단지 위치나 층수에 따라 가격이 상이하며, 같은 조건에서 소폭 등락을 유지했다.
전용 84.41㎡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12억9천만원(10층)에 실거래됐다. 1년 새 약 3억원 올랐다. 지난 2019년 10월 12억6천500만원(16층), 2016년~2017년 8억 중반대에 거래됐다.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가격 거품 우려에도 전국 아파트 가격이 내리지 않고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며 "최근엔 서울뿐만 아니라 아파트값이 덜 오른 지역도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매입이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휴가철과 폭염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폭을 확대됐다"며 "정부의 계속되는 집값 고점 경고에도 불구하고 내 집 마련 수요가 유입되며 신고가가 경신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주도의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시작됐지만, 현재의 수요초과 국면이 누그러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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