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주] '붉은 행성' 화성에 '더 큰' 헬리콥터 보낼까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더 크고, 더 발전된 차세대 화성 헬리콥터 제작에 관한 연구 작업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여러 대학이 은밀하게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인류가 만든 헬리콥터 ‘인저뉴이티(Ingenuity)’가 붉은 행성 화성에 착륙했다. 화성에서 여러 차례 비행에 성공했다. 왕복 비행부터 편도비행, 단독비행까지 완벽하게 수행했다. 인류가 만든 비행체가 다른 천체에서 첫 비행에 성공하는 대역사를 만들었다.

화성에는 착륙선이 여럿 있는데 이들이 갈 수 있는 거리와 접근할 수 있는 곳은 한계가 많다. 거친 화성 지표면을 이동하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헬리콥터는 비행하면서 연구하기 때문에 이 같은 착륙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미국의 통신사 UPI는 15일(현지 시각) 화성의 차세대 헬리콥터 제작에 대한 소식을 다뤘다. UPI는 "관련 예산도, 확정된 디자인도, 발사 날짜 등 아무것도 정해지진 않았는데 NASA와 여러 대학이 관련 연구를 조용히 시작했다"고 전했다.

테디 자네토스(Teddy Tzanetos) NASA 로봇 공학 기술자는 UPI와 인터뷰에서 “인저뉴이티가 화성에서 비행에 성공하면서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과학과 갈 수 있는 거리를 확장해야 하지 않느냐고 판단한다“며 “화성에 인저뉴이티보다 더 크고 기능이 뛰어난 헬리콥터를 보냈을 때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화성 헬리콥터는 더 크고, 더 무게가 나가고, 더 발전된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테디 자네토스 박사는 인저뉴이티는 2개의 회전날개를 가지고 있는데 차세대 화성 헬리콥터는 6개의 회전날개를 갖출 것으로 내다봤다. 인저뉴이티 무게는 4파운드(약 1.8kg)에 불과한데 차세대 화성 헬리콥터는 무려 66파운드 무게를 자랑할 것으로 예상했다.

66파운드면 약 30kg의 중량으로 가벼운 과학장비 탑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 같은 디자인으로 차세대 화성 헬리콥터가 만들어지면 분광기를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행하면서 화성 바위 등 토양 성분에 대한 분석을 바로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반면 인저뉴이티는 광학 카메라만 갖추고 있다.

NASA는 지난 2월 화성에 착륙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탐사선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가 뚫은 암석 샘플을 수집하기 위해 2026년 화성에 또 다른 탐사선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차세대 화성 헬리콥터를 보내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제시된 적이 있다.

NASA는 공식적으로 “화성에 차세대 헬리콥터를 보내기에는 임무가 지나치게 복잡할 수 있다”며 추가 계획에 일단 선을 그었다. 그런데도 우주 과학자들은 차세대 화성 헬리콥터의 필요성과 그 효과를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화성에 추가로 더 큰 헬리콥터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공통으로 화성의 지형을 꼽는다. 고대 호수였을 것으로 보이는 화성의 협곡 등에는 큐리오시티, 퍼시비어런스 등 착륙선이 접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때 헬리콥터를 이용해 협곡의 벽을 수직과 측면으로 촬영해 분석하면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대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을 것이란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화성은 생명체 존재 여부를 알 수 있는 또 다른 천체가 되고 있다. 전 세계가 화성 탐험에 뛰어든 지금, 차세대 화성 헬리콥터 논의가 빠르게 무르익으면서 곧 구체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다.

◆화성에서 비행에 성공한 인저뉴이티(https://youtu.be/y5niGi4k9v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