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일본의 수출규제로 위기에 봉착했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대표들과 만나 "우리 소부장 산업의 더 큰 도약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지난 2년간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 추진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대한민국 소부장 성과 간담회'에서다. 소부장 기업 대표들은 지금까지는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이나 규제 완화 등을 중심으로 지원했다면 앞으로는 특허 분쟁 등에 대해서도 정부가 적극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산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100대 핵심품목의 대일 의존도는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2년 만에 6.5%포인트(p) 낮아졌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이 중 3개 핵심품목(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극자외선(EUV) 레지스트)과 관련, "불화수소는 대일 수입액의 6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제 건너편에 솔브레인 대표님이 앉아 계시는데 크게 기여한 기업이다"라고 소개했다.
불화폴리이미드에 대해선 "소재 개발을 통해서 지금은 대일 의존도가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라며 "코오롱인더스트리, 아이피아이테크가 크게 기여해 준 주인공"이라고 설명했다.
또 "EUV 포토레지스트는 대일 의존도가 50% 이하로 감소했고, 사실상 저희가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업계에서는 소부장 기업 54곳(현장 10, 화상 44곳) 관계자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포토레지스트 개발 업체로 소부장 으뜸기업에 선정된 동진쎄미켐 이준혁 부회장은 기업 중 첫 번째 인터뷰에 나서 "1주년 당시에 대통령께 약속드린 대로 저희가 ArF Imm’(이머전) 쪽은 개발을 완료했다"며 "차세대 EUV PR도 지금 전력을 다해서 개발하고 있고,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핵심 재료 중 하나인 블랭크마스크를 국산화한 에스앤에스텍의 정수홍 대표는 "블랭크마스크를 처음 시장에 내놓을 때 일본 업체로부터 상당한 공격을 많이 받았다"며 "그때 당시 우리나라 최고의 로펌을 동원해 5~6개 특허 소송을 걸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결국엔 특허를 다 이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깨달은 바가 많아서 회사 특허 정책을 다시 재정립했고, 시장 선점이 정말 중요하다 해서 EUV 펠리클 분야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발언을 들은 문 대통령은 "국제적 특허 분쟁을 개별 기업 차원에서 특히 중소기업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정부에서 그런 부분도 범정부적 지원단 같은 것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주문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소부장 1년이었던 지난해 대통령께서 직접 SK하이닉스를 방문해 주신 기업이 아직 새롭다"며 "당시 SK 다짐과 계획을 말씀드렸고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정부 지원이 상당히 큰 힘이 돼서 소부장 계획의 아주 중요한 파트를 맡아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이 위기 극복의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실질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며 "대기업에서도 많은 소부장 강소기업들과 협력해서 더 많은 기회와 협력으로 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상반기 우리 수출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며 "15대 주력 품목의 수출이 모두 플러스로 반등되고 차세대 반도체, 전기차, 바이오헬스 등 8대 신성장 품목이 수출 회복세를 주도했다"고 했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수출은 3년 만에 다시 6천억 달러를 넘어서고, 무역 규모도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무역 환경이 위협으로 작용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 회장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은 최근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의 공급망을 역내 구축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선진국의 공급망 재편 기업을 적극 활용한다면 중국의 추격을 물리치고 첨단 산업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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