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2020년 7월, 데이비드 리우 브로드 연구소 교수팀이 DdCBE라는 염기교정효소를 이용해 동물배양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염기교정에 처음 성공했다.
2021년 2월, 한국의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은 DdCBE를 이용해 미토콘드리아 DNA를 교정한 생쥐를 최초로 제작했다.
7월2일, 이 연구단은 DdCBE를 이용해 식물의 엽록체 DNA와 미토콘드리아 DNA의 특정 염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식물 소기관의 DNA를 맞춤 교정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식물의 유전자를 바꿔 광합성 효율을 높여 수확량을 늘리거나 항생제 저항성을 높이는 등 농작물 육종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는 각각 광합성과 에너지 생성을 담당하는 식물 세포 내 소기관이다. 이들의 DNA를 교정하면 광합성 효율, 항생제 저항성 등을 조절해 농업적·유전적 가치가 높은 식물을 개발할 수 있다. 가령 미토콘드리아 DNA를 교정해 식물이 수술, 꽃가루, 혹은 웅성 생식세포를 생산을 할 수 없게 만들면 자가수분을 방지해 수확량과 내병성이 뛰어난 잡종종자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유전체 교정 기술로 널리 활용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로는 식물 소기관의 DNA 교정이 불가능하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가이드 RNA를 이용해 Cas9 단백질이 교정할 목표 DNA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 방법은 세포 핵 속의 DNA에는 잘 작동하지만, 새포내 소기관으로 가이드RNA를 전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DdCBE(DddA-derived cytosine base editor)는 미토콘드리아 DNA 교정이 가능하도록 새롭게 개발된 시토신 염기교정효소다. 세균에서 유래한 DddA 탈아미노 효소가 DNA 이중 나선의 시토신(Cytosine) 염기를 티민(Thymine)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개발됐다.
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은 이전 연구에서 DdCBE를 최초로 동물에 적용해 미토콘드리아 DNA 교정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 연구에서는 DdCBE를 변형해 식물 엽록체 DNA와 미토콘드리아 DNA를 최대 99% 효율로 교정해냈다.
연구진은 다양한 조합의 DdCBE를 상추와 유채 세포에 주입해 가장 효율이 높은 DdCBE를 선정하고 이를 식물 원형질체에 도입, 엽록체 DNA의 시토신 염기를 티민으로 치환함으로써 항생제 저항성을 가진 식물 개체를 제작해냈다. DdCBE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식물 세포 소기관의 DNA를 교정한 것이다.
나아가 DdCBE DNA를 사용하지 않고 DdCBE mRNA를 세포에 직접 도입하여 염기 교정의 정확성을 높였다. mRNA는 세포 내에서 수일 내 분해되기 때문에 DdCBE mRNA를 사용하면 표적이 아닌 염기의 불필요한 변이 발생을 억제해 정밀하게 DNA 염기를 교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식물의 엽록체 및 미토콘드리아 DNA를 정밀하게 교정할 수 있게 됐다"며 "엽록체 유전자에 변이를 일으켜 광합성 효율을 높이는 등 작물 육종 연구 및 형질 개선에 기여해 식량 문제 해결의 새 길을 열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쳐 플랜츠(Nature Plants)에 7월 2일 게재됐다.
◇논문명 : Chloroplast and mitochondrial DNA editing in plants / Nature plants
◇저자 :강범창(제1저자), 배수지, 이성현, 이정선, Annie Kim, 이현지, 백가영, 서휘연, 김지훈, 김진수.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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