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동네 빵집이 갈수록 사라지고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가게가 늘어가고 있는 요즘, 서울 홍대의 '명물'이었던 '봉교'도 문을 닫는다. 30일 마지막 문을 연 '봉교'에서 주인과 손님 모두 아쉬움이 남는 작별 인사를 나눴다.
지난 2013년 홍대 옆 상수동에 처음 손님을 맞이한 '봉교'는 올해 6월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건물 재건축으로 인해 퇴거이다.
'봉교'는 몇 달 전부터 '6월30일 영업을 종료합니다. 이전 계획은 없으며 긴 휴식기를 가질 예정입니다'라고 손님들에게 알렸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영업 종료 며칠 전부터 '봉교'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주로 예약 판매로 인해 오전 일찍 빵들이 동이 나기 시작했다.
근처 극동방송 건물 내부에서 일하는 이재승(52)씨는 "어제도 출근하자마자 빵을 사러 왔는데 마지막 손님이었다"며 "빨리 오지 않았으면 빵을 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평소 일주일에 1~2번 '봉교'를 방문하는 고객이다. "가족들과 함께 '봉교' 빵을 먹는다"고 밝힌 그는 "프랜차이즈 빵은 오래 먹다 보면 식상한데 여기는 종류도 많고 건강한 느낌이다. 사장님도 친절하셔서 빵을 살 때 기분이 더 좋다"고 '봉교'를 찾는 이유를 전했다.
이 가게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고객은 주로 근처 직장인과 홍대 학생들이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건물 외부에 50여명의 사람들이 늘어섰고 15평 남짓의 가게 내부에도 10여명 이상이 빵을 사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봉교'의 마지막 날을 함께 하는 고객들 중 홍대 학생들은 "추억이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입생 때부터 4년간 '봉교'를 방문했다는 김예나(24)씨와 박효정(24)씨는 "학교 근처라서 접근성이 좋고 전체적으로 맛이 좋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일주일에 5일, 학교에 가기 전 빵과 커피를 사갔다"며 빵과 함께 커피 등 음료의 가격이 3천원 내외라서 부담이 없는 가격도 '봉교'의 장점으로 꼽았다.
친구들과 '봉교'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밝힌 이충현(27)씨는 "사실 오늘 처음 와본다. 친구들이 항상 빵을 사와서 같이 먹었는데 오늘 문을 닫는다고 해서 와봤다"며 "여기도 그렇고 다른 곳들도 하나 둘씩 없어지는 느낌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익명의 또 다른 학생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아침마다 '봉교'에 왔다"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빵들의 퀄리티가 높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신입생 때부터 선배들로부터 '홍대생이라면 먹어봐야 하는 빵집'이라고 전수 받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른 아침부터 젊은 학생들, 직장인들과 함께 줄을 선 중장년층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일주일에 3번 정도 '봉교'에 방문한다는 60대 고객은 "1년 전 이곳에 이사왔는데 지나갈 때마다 사람이 많아 궁금했다"며 "막상 먹어보니 담백한 맛이고 건강한 느낌이라서 자주 오는 곳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무더운 날씨에 50분 가량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고객들은 묵묵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은 "줄이 안 줄어들면 어쩌지" "우유크림빵과 찹쌀 바게트가 남았으면 좋겠다" 등의 대화를 주고 받으며 걱정과 초조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을 연 지 1시간30분이 지난 오전 10시께 '봉교'의 대표 메뉴들이 대부분 남지 않아 아쉬움 섞인 목소리들도 나왔다. 남은 빵들로 대체해 구매한 손님들도 적지 않았다. 언제쯤 다시 '봉교'의 빵을 맛볼 수 있을지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봉교'는 손님들이 지나가는 카운터 근처에 "8년 동안 고마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영업 종료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여기에 손님들도 고마움과 아쉬운 인사를 전했다.
박 씨는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점포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직장인 김규진(32)씨는 "아쉽다. 다음에 또 뵈었으면 좋겠다", 김주은(24)씨는 "8년 동안 고생 많으셨다. 덕분에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나중에 또 뵙고 싶다"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