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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되고, 삼성은 안된다?…공정위 제재 두고 '역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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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동의의결' 심의에 애플과 다른 잣대…재계 "심의 절차·조사 형평성 안맞아"

공정위는 24일 계열 급식업체인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한 삼성을 겨냥해 총 2천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장유미 기자]
공정위는 24일 계열 급식업체인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한 삼성을 겨냥해 총 2천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장유미 기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연이은 사법 리스크로 오너 부재에 대규모 투자 계획까지 차질을 빚고 있는 삼성을 향한 규제의 칼날이 매섭다.

특히 삼성그룹의 급식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삼성에 부과하자, 동의의결을 받아준 애플과 역차별 논란까지 일고 있다.

물론 삼성과 애플의 제재 안건은 다르다. 그렇다 하더라도 2천 억원 규모의 자진시정안을 내놓은 삼성은 수용하지 않고 애플만 받아들인 것은 충분히 역차별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24일 계열 급식업체인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한 삼성을 겨냥해 총 2천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에 부과된 과징금 규모는 부당지원행위 사건 이래 최대 규모로, 삼성전자에만 국내 단일기업 규모 최대인 1천12억원이 부과됐다. 공정위는 이를 지시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삼성전자 법인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이에 삼성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경영활동을 공정위가 부당지원으로 호도했다는 입장이다. 또 공정위가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을 일방적으로 했을 뿐 아니라 전원회의에서 심의된 내용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원회의 의결서를 받으면 내용을 검토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정상적인 거래임을 소명할 것"이라며 "잘잘못을 떠나 이번 일로 국민들과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앞서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2천억원 규모의 자진 시정안을 제출했으나, 공정위에서 이를 거부했다. 자진 시정은 법률 용어로는 '동의의결'로, 조사받고 있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시정안을 제출하고 공정위가 이를 수용하면 제재를 면해주는 제도다. 이는 지난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방안 중 하나로 도입됐다.

이를 통해 최근 제재를 받지 않은 곳은 애플로, 애플은 국내 이동 통신사에 광고비, 수리비를 떠넘긴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던 중 수리비 10% 할인 등 1천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내놓고 제재를 받지 않은 바 있다.

반면 공정위는 삼성의 동의의결 신청은 절차 개시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의의결 절차 개시요건은 신속한 조치의 필요성, 소비자 피해의 직접보상 필요성 등을 충족해야 한다. 또 공정거래법상 고발요건에 해당하는 사건은 동의의결 대상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애플의 동의의결은 받아 들이고 삼성은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 대한 지적이 상당히 많다"며 "공정위의 이 같은 판단은 일감 몰아주기의 경우 피해자를 특정하기가 어렵고, 피해 구제가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애플은 되고 삼성은 안되는 식의 공정위의 판단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동의의결 심의 기간에서도 삼성이 상당한 역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공정위는 애플코리아의 동의의결을 1년 넘게 심의한 반면, 삼성의 자진시정안은 단 한 번만 검토한 후 24일만에 기각했다. 삼성은 지난달 12일 공정위에 동의의결을 정식으로 신청했으나, 공정위는 구체적인 사유 없이 이달 3일 기각했다.

재계 관계자는 "애플이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태블릿 PC, 웨어러블 등 주요 제품 시장에서 경쟁사란 점에서 공정위가 국내 기업인 삼성이 아닌 외국 기업에만 느슨한 잣대를 들이댄 것은 역차별로 보여질 수밖에 없다"며 "삼성 외에 다른 기업들도 수년간 단체급식 시장에서 자신들의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관행을 공정위가 인식하고 있음에도 유독 삼성에 대해 다년간의 조사를 진행한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임직원들의 복리후생과 직결된 사내 급식 문제를 두고 공정위가 지나친 잣대를 들이댄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며 "공정위의 지나친 일감 몰아주기 근절 움직임으로 결국 역풍을 맞는 것은 삼성 임직원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이 잘못했으면 제재를 받는 건 당연하지만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FTA 협상에서 미국이 동의의결제 도입을 강하게 요구한 것은 한국 공정거래 당국의 기업 단속 관행이 그만큼 엄격하다는 뜻이라는 점을 헤아릴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가 애플과 달리 삼성의 자진시정안 보완 기회를 주지 않는 것만 봐도 한국 기업의 경영 환경이 정부로 인해 더 어렵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며 "특히 삼성은 몇 년간 '국정농단' 사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는 와중에 사내 급식 문제로 또 다른 사법 리스크와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떠안게 되면서 내부 분위기가 더 침울해진 듯 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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