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신세계그룹의 행보가 매섭다. 국내 이커머스업계 3위 업체인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 초부터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패션 플랫폼 W컨셉에 이어 세 번째 M&A(인수합병)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성공적으로 매듭지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궁극적으로는 온·오프라인 통합을 이루겠다는 그림이다.
◆ 거래액만 50조원…초대형 이커머스 연합 탄생
16일 투자은행(IB)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전통의 유통 라이벌인 롯데그룹과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다. 인수가에서 롯데그룹에 앞서며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입찰전에 참여했다. 인수 주체는 신세계그룹 이마트다. 매각 대상은 이베이 본사가 보유한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로, 매각가는 4조원 안팎이다. 신세계가 80%, 네이버가 20% 가량 금액을 책임질 예정이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함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신세계는 사실 상 이커머스 왕좌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네이버의 거래액은 27조원으로 1위다. 이어 쿠팡이 22조원, 이베이코리아가 20조원 수준이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의 거래액은 약 3조9천원이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거래액을 합치면 쿠팡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신세계와 네이버는 초대형 이커머스 연합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단순계산으로만 따져도 거래액만 50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161조원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 신세계, M&A 통해 온라인 경쟁력 강화
신세계는 올해 들어 굉장히 공격적인 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6개월 내 무려 6조원이 넘는 인수를 단행했다. 지난 2월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했다. 5월에는 온라인 패션플랫폼 W컨셉을 품에 안았다. 이날 이베이코리아 인수에도 성공했다. 이에 더해 배달 플랫폼 요기요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태다.
이는 신세계가 지금껏 자체 투자를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신세계의 지난해까지 투자 실적을 살펴보면 오프라인 점포를 설립할 수 있는 부동산 등의 투자가 주를 이뤄왔다.
신세계의 이 같은 변화는 유통 패러다임의 온라인 전환과 결을 같이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적이 대폭 감소하는 등 업황 부진이 가시화된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신세계는 지난해부터 점포 매각 등의 부동산 유동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를 통해 마련한 수조원대의 투자금으로 본격적인 M&A 행보에 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SSG닷컴을 통해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키우려던 온라인 사업을 M&A를 통해 강화하는 것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로 온·오프 통합 이룰 것"
신세계그룹은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도 여러 방면으로 공을 들였다. 서울 강서구 이마트 가양점 토지 및 건물과 경기 남양주 토지를 팔아 7천569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추가로 본사 건물을 포함해 주요 매장을 유동화 대상으로 삼고 인수 금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인수자금에서 경쟁자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또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에게 직접 인수 계획을 보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중요했다는 방증이다.
신세계는 이번 인수로 온·오프라인 통합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SSG닷컴을 통해 쌓은 풀필먼트 운영 노하우를 이베이코리아에 접목시킬 수 있게 됐다. 이마트의 구매력을 기반으로 이베이코리아 내 직매입 비중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를 통해 유통 과정에서의 효율성 개선 효과는 물론, 배송 품질까지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지난 7일 본입찰 직후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에 네이버, 옥션, G마켓, G9, SSG닷컴,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그룹 계열사 모두를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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