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프로젝트G 작성자 "총수일가 경영권 승계 작성문서 아냐"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부당 합병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5차 공판이 열렸다.

5차 공판에서는 검찰이 이 부회장 경영 승계 계획안으로 보는 '프로젝트G' 작성에 관여한 전 삼성증권 팀장 한 모씨가 프로젝트G는 총수 일가가 아닌 삼성그룹 전체를 보고 검토한 보고서라고 증언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이날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다섯 번째 공판 기일을 연다.

이번 공판에도 증인으로 전 삼성증권 팀장 한 모씨가 출석했다. 앞서 한 씨는 지난달 6일과 20일, 이달 3일 공판에도 출석해 검찰과 변호인의 신문에 답한 바 있다.

이 부회장 변호인은 삼성물산 합병은 해외 자본으로부터 삼성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개편안이었는지 한 씨에 신문했다. 고 이건희 회장 일가보다 그룹의 지배력 안정화 차원이었는지도 물었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서 미래전략실 주도로 제일모직 주가를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기 위해 거짓 정보를 유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재가가 있었다고 판단해 지난해 9월 기소했다.

이와 관련해 한 씨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려 경영권을 공격하는 펀드들이 외국에 많아 리스크가 우려됐다"며 "그룹 지분율이 낮을수록 (해외펀드 등으로부터) 공격받을 확률도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로젝트G는 특정 개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작성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선 세 차례 공판에서 한 씨는 프로젝트G는 보고가 자문용이었으며, 경영권 승계 관련 문서 지시 주체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 씨는 "프로젝트G는 보고가 아닌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개선방안에 대한 사전자문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대응 방안 등의 보고서는 미전실과 논의했지만 지시 주체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 합병을 반대했다.

한 씨는 "미전실과 논의한 것은 맞지만 정확한 지시 주체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이 5% 이상 있다고 공시했고, 굉장히 유명한 헤지펀드여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주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