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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돋보기] 법조계판 타다 '로톡', 대한변협과 갈등 핵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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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소원·행정소송·공정위 제소, 모든 수단 동원"

로톡과 법조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로톡과 법조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 "로톡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핵심은 비변호사의 법률 서비스 소개나 알선을 막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대한변협)가 로앤컴퍼니가 운영하는 법률 플랫폼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에 대해 징계 방침을 정한데 따른 설명이다. 이같은 방침 변경으로 지난 2012년 법률 서비스의 대중화 및 선진화를 목표로 설립된 리걸테크 스타트업 '로앤컴퍼니'가 사업 존폐 위기에 부딪혔다.

이에 로톡은 즉각 반발했다. 변협이 헌법 원칙을 어겨가며 광고 규정을 개정했다고 날을 세웠다. 변협의 개정 광고 규정이 과잉금치 원칙에 반하고 신뢰보호 원칙을 깨뜨렸으며, 평등 원칙에 어긋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명확성의 원칙을 지키지 않았고 법률 유보의 원칙과 자유경제질서 조항 등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대표 김본환)는 지난 5월말 60명의 변호사와 함께 대한변호사협회의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개정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전부 개정에 이어 서울지방변호사협회의 '변호사 업무 광고기준에 관한 규정' 개정 예고에 본격적인 법정 싸움을 예고한 셈이다.

◆ 변협, "로톡, 사무장로펌 양성…반드시 근절해야"

변협과 로톡의 갈등은 지난 1월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당선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침묵하지 않는 협회를 만들겠다는 기조 아래 이 협회장은 취임 직후 변호사 소개 플랫폼에 광고를 내는 회원들을 징계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변호사 광고 규정' 전부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본격적인 법률 플랫폼 솎아내기에 나섰다. 서울지방변호사회도 법률 플랫폼 가입 변호사에 탈퇴를 유도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변협은 광고 규정 개정을 통해 변호사들의 법률 플랫폼 가입 규제의 강력한 근거를 마련했다. ▲제5조(광고밥법 등에 관한 제한) 2한 "변호사 등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는 자(개인·법인·기타단체를 불문한다)에게 광고·홍보·소개를 의뢰하거나 참여 또는 협조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조항의 신설이다.

이윤우 대한변협 대변인 겸 변호사는 "유료 광고 참여 포함 단순 가입 또한 협조하고 참여하고 있는 걸로 판단된다면 모두 탈퇴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아직 징계 수준은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해당 문제가 비단 로톡만의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변호사가 변호사를 소개하는 형태를 가진 법률 플랫폼을 제재해야 한다는 규정을 정확하게 명문화한 부분"이라며 "로앤굿, 로시컴 등 기타 법률 플랫폼도 모두 적용된다"라고 전했다.

로톡과 같은 법률 플랫폼의 싹을 자르겠다는 대한변협의 의지는 매우 강력하다. 5월 초 광고 규정 개정안 통과에 이어 같은 달 말에는 임시총회를 열고 변호사들이 법률 플랫폼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변호사윤리장전 조항을 신설했다.

신설 조항은 ▲건전한 수임 질서를 교란하는 과다 염가경쟁을 지양함으로써 법률사무의 신뢰와 법률시장의 건강을 유지한다 ▲변호사 또는 법률사무 소개를 내용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 등 전자적 매체 기반의 영업에 참여하거나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협조하지 않는다 등 2가지다.

이윤우 대변인은 "윤리 장전 개정은 근거 규정이라고 보면 된다"라며 "로톡과 같은 법률 플랫폼들은 광고에 많은 돈을 쏟아붓는 변호사가 마치 권위있는 변호사인것처럼 소개해 소비자 피해를 불러 일으킨다"라며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톡과 변호사협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로톡]
로톡과 변호사협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로톡]

◆ 로톡, "변협, 일부 기득권 변호사들만 보호하겠다는 것"

당장에 비즈니스 모델 근간이 흔들리게 된 로톡의 반발은 거세다. 2014년 출시된 로톡은 변호사와 의뢰인을 연결해 쉽고 빠르게 법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법률 서비스 플랫폼이다. 법률 정보가 필요한 의뢰인이 로톡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해 필요한 변호사를 찾아 신청하면 전화·영상·방문 상담 등이 이뤄진다.

로톡 측은 "상담으로 얻는 수익료는 결제대행사(PG)와 변호사 분들이 비율에 근거해 나누는 부분"이며 "회사는 얻어가는 수익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변협의 주장과 같이 소개와 알선의 형태가 아니라는 것.

실제 로톡의 수익 모델은 정액제 광고에서 비롯된다. 로톡은 ▲분야·키워드 검색 광고 ▲지역 광고 ▲배너 광고 등으로 세분화해 기간에 따른 정액제로 광고비용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로톡 측은 "광고주 대부분이 실무 경력 10년 이하의 변호사들"이라며 "청년변호사들의 안정적인 법률 서비스 시장 진입을 위한 홍보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로톡 전체 회원 중 실무 경력 10년 이하의 '청년변호사'는 78.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로톡의 광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변호사도 청년변호사 비중이 70.2%에 달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역시 "변호사 중 가장 약자인 청년변호사들과 플랫폼 기업 중 가장 약자인 스타트업의 싹부터 도려내고 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의료·세무, 전문직들도 밥그릇 싸움…정부 중재 필요해

관련 업계에서는 법조계와의 로톡과의 갈등이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갈등의 근원이 생존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의협도 의료 광고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며 미용·의료 플랫폼과 전면전을 준비 중이다. 세무사 업계도 마찬가지다. 한국세무사고시회는 지난 4월 세무회계 플랫폼인 '자비스앤빌런즈'를 불법세무대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변협은 로톡 등 법률 플랫폼이 수임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변호사가 아닌 제3자가 수임료 비교 견적 및 입찰 행위를 취급해 염가를 표방한 덤핑 광고를 양산해 내고 있다는 것.

한 관계자는 "로스쿨로 인해 변호사 인원도 많아진 상태에서, 로톡 등 법률 플랫폼의 등장은 수임료 왜곡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로톡을 내버려 둘 경우 추후 시장 장악력을 키워, 플랫폼에 변호사가 종속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법무법인 강함 남기정 변호사는 "왜 온라인 광고 플랫폼이 공정한 수임 질서를 해친다고 보는지 알 수 없다"며 "온라인 광고 플랫폼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고객과 대화하려는 젊은 변호사들의 노력을 '법률시장 교란', '불공정 수임 행위'로 몰아가는 것은 직역단체에 걸맞는 태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예전 170만 회원을 보유하고도 택시 업계 반발에 사업을 접어야했던 '타다'를 예시로 들며, 정부의 빠른 중재를 기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많은 스타트업이 플랫폼 사업을 진행할 때 겪는 문제"라며 "기존 기득권들과의 갈등 해소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조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장가람 기자(ja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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