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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라면업계, 가격 인상 임박했나…"40% 라면 원재료 가격, 8년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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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팜유 등 원재료 가격 구성으로 본 가격 인상 가능성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고르고 있는 소비자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고르고 있는 소비자 모습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식품업체들이 잇달아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라면기업의 가격 인상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는 빠르면 7월부터 하반기 내 농심·오뚜기·삼양 등 주요 라면기업의 가격인상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밀이나 팜유 등 라면에 주로 쓰는 원재료 가격이 8년만에 최고조에 이르며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의 밀 선물 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 부셸(곡물량을 세는 단위·약 27kg) 당 7.42달러(약 8천340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2월(7.12달러) 이후 8년여 만에 역대 최고가다. 밀 가격은 지난 3월 대비 한 달 새 약 11% 가까이 급등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물 가격도 마찬가지다. 라면 원재료로 사용되는 제분용밀(밀가루)은 3월 1kg당 323원으로 전월대비 4.2%,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다.

◆ 실제 라면 원재료 구성 비율은?

인스턴트 라면에 사용되는 팜유 가격도 10년만에 최고치를 찍은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 기준 팜유 선물 가격이 이달 초 톤당 961달러를 기록, 2011년 8월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올초 말레이시아 국경이 코로나 봉쇄조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 노동자들이 팜유 노동력을 충당해왔으나, 이동이 제한되면서 생산에도 제약이 생기게 된 것이다.

면류 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경기 변동이 작다는 특징이 있으나 원료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한다. 따라서 환율 변동과 국제 원자재 가격 변화에 민감하다. 그렇다면 실제 원재료 중 밀과 팜유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조사 결과 현재 원재료 구성비에서 밀과 팜유의 비중이 약 40~50%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식품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라면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원가(밀가루 등 원재료 및 포장재 가격) 가운데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라면을 튀길 때 사용하는 팜유도 20%를 차지한다.

그 외에도 라면 봉지나 컵라면 용기 등 포장재 비용이 20∼25%, 야채수프 등 30여 가지 식재료 비중은 10∼15%다. 나머지 25%는 광고선전비과 물류비, 판촉활동비 등으로 나간다. 이 원가에 라면 회사는 보통 10∼15%의 마진을 덧붙여 대형 마트 등 유통업체에 납품한다. 대형 마트에 납품되는 가격은 소비자 값의 60~70% 선이다.

이처럼 밀·팜유 등 라면을 만드는 원재료의 약 40~50%의 가격이 최고조로 상승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아직 완전히 잡히지 않아 올해까지 원재료 가격 하락을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여기에 더해 실적 압박까지 가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2분기 농심은 영업이익으로 209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50%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각각 7%, 32%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농심 본사 전경 [사진=농심]
농심 본사 전경 [사진=농심]

◆ 증권사, 하반기 라면기업 가격 인상 예상…업계는 "추이 지켜보는 중"

반면 주요 라면업계는 아직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농심 관계자는 "원가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하지만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일 뿐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삼양식품도 "추이를 보는 단계일 뿐 구체적 계획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라고 했고, 오뚜기 측도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일부 업체는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올리지 않겠냐"라며 여지를 뒀다.

증권업계는 라면기업들이 빠르면 7월 늦으면 하반기 내에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근거는 이전의 가격 인상 사례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통상 식품업체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인상 등 요인으로 가격 인상을 결정한다"며 "특히, 소맥 가격과 원당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던 2008년, 2012년, 2014년에 라면, 제과 CPI(소비자물가) 지수도 급격히 상승한 바 있기 때문에 지금 시기가 딱 그런 시기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격 인상 패턴을 보면 선두 업체가 가격을 인상 혹은 인하하면 후발 업체가 따라가는 형태를 보이는데 한 업체가 인상하면 릴레이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그 외 신제품(프리미엄 제품) 출시에 따른 간접적인 가격 인상을 계획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섭 신영증권 연구원도 "업체별로 원자재 소싱처 다변화, 프로모션 축소 통한 비용 통제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선 라면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 식품업체별로 2~3개월 가량의 원재료 재고를 보유 중인데 시차를 고려하면 2분기부터 원자재 투입단가 상승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농심과 삼양식품은 2016년과 2017년부터, 오뚜기는 민생안정을 이유로 2008년부터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어 가격 인상 시점이 도래했다는 평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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