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막내 총수'에서 '재계 맏형'으로 올라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미정상회담에 동행해 경제 외교에 앞장서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태원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기간에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것을 비롯해 현지 유력 경제단체와 싱크탱크 리더 등을 잇달아 만나는 광폭행보를 소화했다.
2세 경영인인 최 회장은 고 최종현 전 회장이 1998년 별세하면서 38세에 SK㈜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재계에서 막내 총수로 꼽히며 오랜 기간 젊은 경영인을 대표해왔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 2007년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고 구본무 LG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등과 함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길에 올랐다.
당시 막내였던 최 회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몽구 회장 등을 디지털카메라로 직접 찍어 주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선배 총수들을 깎듯이 챙겼던 최 회장의 모습은 재계 막내 총수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최 회장은 지난 2018년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달라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특별 수행원으로 동행한 가운데 최 회장은 유일하게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하며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국내 주요 그룹의 세대교체가 활발히 진행된 가운데 젊은 나이에 총수가 된 최 회장이 어느새 재계 맏형의 위치로 올라선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공식적으로 경제계를 대표하는 역할도 맡게 됐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한미 재계의 실질적 협력을 위한 경제외교를 펼쳤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 기간에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것을 비롯해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을 만나 환담하며 양국 경제현안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브리핑에 참석하는 등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다.
또한 미국의 대표적 경제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의 조슈아 볼튼 회장, 폴 덜레이니 통상·국제담당 부회장 등과 화상 면담을 갖고 양국 재계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급변하는 국제정세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기후변화와 소득격차, 인구감소 등 우리가 직면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 경영을 정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대한상의와 BRT가 서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BRT 대표단의 한국 방문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미 정보통신산업협회(ITI)의 제이슨 옥스먼 회장, 롭 스트레이어 부회장과도 회의를 갖고, 바이든 행정부의 산업 재편 전략과 반도체·정보통신 정책 동향에 관한 폭넓은 의견을 수렴한 뒤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최 회장은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양국의 산업 경쟁력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력 채널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이밖에 최 회장은 미국의 유명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과 회의를 갖는 등 전략 분야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킹도 강화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 회장은 워싱턴 체류기간 SK 회장으로서 갖고 있는 경영 역량과 인사이트,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갖고 있는 대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우호적 협력관계를 이끌어 내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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