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삼성증권이 주식시장 호황을 업고 올해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순익의 절반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리테일 부문의 약진 속에서 기업금융(IB)과 이자·운용수익도 눈에 띄게 개선해 올해 세전이익 '1조 클럽' 합류도 머지않았단 평가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1천776% 증가한 2천89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로 불과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순익 5천76억원의 57%에 달하는 이익을 거둬들였다.
같은 기간 세전이익은 4천27억원으로 1천708% 확대됐다. 이 역시 작년 법인세 차감 전 이익 6천860억원의 60%에 육박하는 규모로 지난해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올해 세전이익 1조원 달성 증권사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등 공신은 역시 브로커리지(위탁매매)였다. 올해 1월 코스피와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2조1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4.3% 폭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국내 증시는 다소 횡보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동학개미운동'이 큰 틀에서 유지되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삼성증권의 이번 실적을 견인했다.
실제 리테일 부문에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2천4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이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가 전년 동기 186억원에서 올해 478억원으로 148% 폭증했고, 국내주식 역시 92% 확대됐다. 1억원 이상 고액 자산 투자자가 20만명을 돌파하면서 1분기에만 리테일 예탁자산이 10조원 순유입돼 280조원에 이르렀다.
IB부문에서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 양호한 기업공개(IPO) 실적에 힘입어 ECM(주식자본시장) 수익만 139억원을 찍었다. 구조화금융 수익 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호조로 415억원을 거뒀다. 이로써 IB 전체 수수료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84% 확대된 638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2년간 분기 평균 IB 수수료 수익이 369억원이었단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예년보다 70% 이상 장사를 잘했단 뜻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ECM이 견조했던 가운데 실적 가시성 측면에서 구조화금융 수익도 양호했다"며 "이익 규모 자체가 한 단계 커졌다고 판단한다"고 짚었다.
운용손익 및 금융수지는 2천197억원을 나타냈다. 1분기 금리 변동성이 커졌음에도 운용수익은 호조를 보였단 평가다. 이자수익은 1천7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늘어났다. 대출금리가 낮은 주식담보 대신 금리가 높은 신용융자 비중을 확대한 효과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손실을 기록했던 트레이딩 및 기타 수익은 올해 적극적인 채권 운용과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으로 1천244억원 흑자 전환했다.
이처럼 전 부문의 고른 성장세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증권의 올해 연간 세전이익이 1조원을 무난하게 넘길 것이란 평가다. 이날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증권의 1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법인세 차감 전 이익이 1조1천367억원을 달성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국내외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브로커리지가 활황을 보였고 운용수익도 뛰어났다"며 "지금과 같은 시장 분위기가 유지된다면 연간 세전이익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삼성증권의 올해 세전이익 전망치를 1조1천150억원으로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 또한 1조650억원을 올해 법인세 차감 전 이익으로 내놓으며 '1조 클럽'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1분기 출발 자체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며 "올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수연 기자(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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