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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2009·2011년과는 다르다…충격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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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악재 없다…증시 조정시 매수 대응이 유리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최근 국내 증시의 조정 배경으로 '공매도 재개'가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공매도 재개는 과거 사례와 달리 대외적인 악재가 없어 지수 하락에 대한 과도한 우려보다는 조정 시 매수 대응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상황실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상황실 [사진=한국거래소]

◆공매도 재개 이틀 만에 증시 반등…첫날 낙폭도 코스피 대비 코스피200 작아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17포인트(0.64%) 오른 3147.37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조정을 받은 코스피가 공매도 재개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공매도 재개 첫날(3일) 2% 이상 낙폭을 보인 코스닥지수도 이날 0.56% 상승한 967.20포인트에 마감하며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공매도 재개로 인한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해왔다. 다만 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종목은 일시적인 주가 하락을 예상한 바 있다. 공매도 재개 첫날 국내 제약·바이오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는데, 이들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상승장에서 급등한 종목들이다.

지난 3일 코스피200 종목에선 보령제약(-12.55%)과 신풍제약(-12.18%)의 낙폭이 컸고, 공매도 잔고가 많은 셀트리온(-6.2%)과 삼성바이오로직스(-3.86%)도 하락했다. 코스닥150에서도 바이오제약사인 헬릭스미스(-10.59%)와 휴온스(-10.58%)가 각각 10%대 하락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5.97%) 큰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공매도 재개가 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전체를 살펴보면 공매도 영향이 우려보다 크지 않았다. 전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66%, 2.20% 하락했다. 그러나 공매도 대상인 코스피200은 -0.5%, 코스닥150은 -3.1%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가 공매도 재개에도 아시아 주요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하락세를 보였다"며 "또 코스피200이 코스피보다 적게 하락한 것으로 보아 공매도의 시장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스닥 바이오 업종의 전반적인 약세로 인해 코스닥지수의 하락률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코스피지수가 코스피200보다 낙폭이 컸음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코스피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8천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200 시총대비 0.038% 수준이고, 전날 거래대금(17조원) 대비 4.89% 수준이다.

공매도가 금지되기 전인 지난 2019년 코스피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은 일평균 3천180억원으로, 당시 시총대비 0.0228%, 거래대금 대비 6.4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1월부터 3월 공매도 금지 이전까지 공매도 거래금액은 일평균 4천980억원으로 시총대비 0.0352%, 거래대금 대비 6.61%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 규모를 고려하면, 전날 공매도 수치가 오히려 낮아진 수준"이라며 "공매도가 금지된 기간 동안 헤지(hedge) 수단이 선물매도에 국한됐기 때문에, 전날 출회된 공매도 물량 가운데 일부는 헤지 전환 물량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끈 것은 공매도가 금지된 이후 14개월 동안 코스피에서만 75조9천억원을 순매수한 개인의 수급 영향이 컸고, 다수의 대형 기업공개(IPO)가 성공한 것도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이끈 요인이었다"며 "결국 공매도 금지도 하나의 수급 이벤트로, 이후 주가 흐름은 1분기 실적 등 펀더멘털에 의해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사례와 달리 대외 악재 없어…"공매도 재개 영향 제한적일 것"

이번 공매도 재개가 과거 사례와는 달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과거 공매도가 금지됐다 재개된 2009년과 2011년의 경우 코스피 지수가 재개 전 고점 대비 각각 5%, 6%가 빠졌는데, 이는 당시 북한의 핵실험(2009년)과 유럽 재정위기(2011년)라는 대외 악재가 증시를 강타한 영향이 컸다. 현재는 국내 증시에 이와 같은 대외 악재가 없는 만큼 공매도 재개에 따른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9년과 2011년에는 유럽재정위기와 북한 핵실험과 같은 대형 악재가 있었지만, 지금은 과거 수준의 악재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지만, 과거 처럼 5~6% 수준까지 하락할 이유는 없고, 이미 바닥에 근접해 있다고 판단된다"며 "때문에 공매도 재개 이슈만 고려할 때는 고점 대비 -3.75% 수준인 3100 초반부터는 매수 대응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배한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심리가 불안할 수 있지만 공매도 재개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면서 "향후 조금 더 증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비판을 받아온 공매도를 재개하기에 앞서 개인투자자도 공매도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개인 대주제도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은 증권금융과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 공매도 투자를 할 수 있다. 개인 대주를 위해 확보된 주식 물량은 모두 2조4천억원 규모다.

개인투자자가 공매도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미리 금융투자협회에서 사전 교육(30분)을 받고, 한국거래소의 모의투자(1시간)를 해야만 한다. 또 증권사별로 차입 한도 내에서만 거래할 수 있다.

이번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사전 교육을 이수한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30일 기준 1만3천명을 넘었고, 모의 투자를 한 투자자도 5천명에 달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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