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어지럼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귀 이상, 뇌 등의 중추신경계 이상, 심혈관계 이상, 내분비나 혈액질환 심지어 심리적 이상 등 원인이 100여 가지가 넘는다. 그중에서도 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회전감)이라면 가장 흔한 원인은 귀 질환이다.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으로 둘 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느낀다. 이때 나타난 어지럼증은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해 환자들이 당황한다. 이 두 질환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많은 경우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다만 어지럼이 너무 심하거나, 잦으면 낙상 등의 안전사고의 가능성이 있어 치료해야 한다.
이석은 귓속에 생기는 돌이다. 일종의 칼슘 부스러기다. 원래 전정기관 중 이석기관이라 불리는 난형낭에 존재한다. 충격, 허혈, 감염 등의 문제로 떨어져 나와 평형기관의 하나인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머리의 위치변화에 따라 짧은 회전성 어지럼증이 1분 미만으로 나타난다. 머리 위치가 변하면서 주변이 돌아가는 느낌을 심하게 받는다. 머리가 움직일 때 중력의 영향으로 반고리관 내 결석이 이동하면서 증상을 느끼는 것이다.
주로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고개를 숙였다가 갑자기 들 때, 잠결에 돌아눕거나 자세를 바꿀 때도 증상이 나타난다. 어지럼증에 구역·구토가 동반되는 환자가 많다.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증상이 곧 사라지고 달팽이관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메니에르병과는 다르게 청각학적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메니에르병은 발작성 어지럼증과 함께 청력 저하, 이충만감, 귀울림(이명) 등의 청각학적 증상이 동시에 발생한다.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자가면역 이상 등에 의한 내림프액의 흡수 장애로 내림프 수종과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처음부터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가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둘 중 한 가지만 발생, 반복하는 비특이적 경우도 있다. 초기에는 저음역에서 심하지 않은 청력 저하가 나타나므로 단순히 먹먹하다고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났다가 없어졌다가 반복하다, 병이 진행되게 되면 증상이 더 심해지고 더 자주 나타난다. 처음엔 한쪽 귀에서만 나타나다가 양쪽 귀 모두에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경우도 20~30% 정도 된다.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모두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사이 이석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와 메니에르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각각 22%가 늘었다.
이석증 환자는 2016년 33만6천765명에서 2020년 41만1천676명으로, 메니에르병은 2016년 13만3천297명에서 2020년 16만3천620명으로 남성보다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이석증은 폐경기의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석증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는데 칼슘대사와 관련 있다는 보고가 있다. 남성보다 칼슘대사가 취약한 여성, 특히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칼슘대사 장애가 생길 수 있어 중년 여성 환자가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석증은 언제든지 이석이 다시 반고리관으로 나올 수 있어 재발 우려가 크다”며 “특히 외상과 노화, 스트레스, 만성피로, 면역력 저하 등 내 몸의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이석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분한 수면을 통해 피로를 관리하고, 고개를 심하게 돌리거나 젖히는 동작을 삼가며, 심한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놀이공원 등의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변 교수는 “메니에르병의 진단은 두 번 이상의 특징적 회전성 어지럼이 있고 이와 동반하는 전형적 청력 증상이 있는 경우 진단한다”며 “ 청력 검사와 어지럼증 검사를 시행하며 전기와우 검사도 진단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발병환자의 80% 이상에서 별다른 약물치료를 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치유되는데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 구토 등의 발작 증상 너무 심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되면 영구 난청이나 지속적 어지럼증 등의 합병증을 막기 위해 치료가 필요하다고 변 교수는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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