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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SiC 전력반도체 ‘트렌치 모스펫’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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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 체결

SiC 전력반도체를 제조하는 웨이퍼.[전기연 제공]
SiC 전력반도체를 제조하는 웨이퍼.[전기연 제공]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SiC 전력반도체의 성능과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트렌치 구조 모스펫(MOSFET)'을 개발, 전력반도체 전문 제조업체인 예스파워테크닉스(대표 김도하)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전기연이 개발한 ‘트렌치 구조 모스펫(MOSFET, 금속산화물 전계효과트랜지스터)은 SiC(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에 좁고 깊은 골(트렌치)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평판형 모스펫에 비해 소자의 효율(가격, 생산량)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기술이전계약은 20억원 규모로, 전기연은 예스파워테크닉스에 '트렌치 구조 SiC 전력반도체 모스펫’ 제조 원천기술을 포함해 제품 상용화를 위한 각종 측정·분석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이전하고 장비 구매부터 양산화 라인 구축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SiC 전력반도체 제조용 웨이퍼 및 전력반도체 소자 [전기연 제공]
SiC 전력반도체 제조용 웨이퍼 및 전력반도체 소자 [전기연 제공]

SiC 전력반도체는 최근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세계적인 공급난을 겪고 있는 품목이다. 특히 트렌치 구조의 SiC 전력반도체는 안정적인 동작 및 장기 내구성 확보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아 세계적으로도 독일과 일본만이 양산화에 성공할 정도로 기술 장벽이 높다.

전기연 전력반도체연구센터 방욱 센터장은 "SiC 트렌치 모스펫 개발 성공은 SiC 기술 1부 리그에 후발국인 한국이 합류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제어하는 반도체다. 가전기기, 조명을 비롯한 모든 전기·전자제품에 반드시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직류 전기를 교류 전기로 바꾸어 모터에 공급하는 인버터의 핵심부품이 전력반도체다. 최근 전기차, 재생에너지 발전, 에너지 저장장치 등 전력반도체 수요처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전력반도체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SiC 전력반도체로 전기차 인버터를 만들면 기존 실리콘 반도체 인버터를 사용했을 때보다 에너지 효율이 최대 10% 높아지고 인버터의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 로옴(Rohm)사 자료에 따르면 220kW급(테슬라 모델3급) 전기차에 SiC 반도체를 적용하면 인버터의 부피는 43%, 무게는 6kg 줄어든다.

성능도 실리콘 반도체보다 훨씬 뛰어나다. 이는 소재 고유의 물성 차이 때문으로, SiC 전력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10배 높은 전압을 견디고, 섭씨 수백도 고온에서도 동작하며 전력 소모도 작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방욱 센터장은 “트렌치 모스펫 기술은 우리 연구원이 지난 20년간 꾸준히 쌓아온 SiC 소재 및 소자 기술이 집약된 것”이라고 말하며, “수년 내에 SiC 시장의 주역이 될 트렌치 모스펫이 국산화 된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SiC 트렌치 모스펫 기술은 SiC 웨이퍼에 좁고 깊은 골(트렌치)을 만들고, 이 골의 벽면을 따라 전류 통로인 채널을 상하 방향으로 배열한 것으로, 지금까지 수평으로 배열했던 채널 구조와 차별화한 것이다. 수평으로 배열된 채널을 수직으로 세운 만큼 채널이 차지하는 면적을 절약할 수 있어서 전력 소자의 면적을 최대 수십 퍼센트 줄일 수 있다. 전세계적인 전력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완화시킬 수 있는 기술로 주목되는 이유다.

연구팀의 문정현 박사는 "SiC 전력소자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이 기술이 적용되면 웨이퍼당 더 많은 칩을 만들 수 있어 공급량도 늘리고 소자 가격을 그만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SiC 트렌치 모스펫 기술 [전기연 제공]
SiC 트렌치 모스펫 기술 [전기연 제공]

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SiC 웨이퍼 시장은 100mm(4인치)와 150mm(6인치) 웨이퍼가 혼재하고 있지만 내년(2022년)에는 200mm(8인치) 양산용 SiC 웨이퍼 출시가 확실시되고 있다. 세계 SiC 웨이퍼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 크리(Cree)사는 200mm 웨이퍼를 2022년 상반기에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0mm 웨이퍼가 도입되면 SiC 소자의 가격이 더 낮아져 SiC 전력반도체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스파워테크닉스의 정은식 CTO는 “트렌치 모스펫 기술은 선진 제조사들도 최근에 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전받은 트렌치 모스펫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올해 출시해 전기차, 가전기기 고객사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연구센터(왼쪽부터 나문경, 문정현, 방욱, 강인호, 김형우 박사) [전기연 제공]
한국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연구센터(왼쪽부터 나문경, 문정현, 방욱, 강인호, 김형우 박사) [전기연 제공]

한편 유럽 시장조사기관 IHS 마켓 등에 따르면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약 7억 달러(약 7천8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30년 약 100억 달러(약 11조1천400억원) 규모로 연평균 32%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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