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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풀 비켜"…잘 나가는 LG전자, 美 세탁기 공장에 230억원 신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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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세탁기 수요 크게 늘자 공장 증설…세이프가드 대응 넘어 시장 경쟁력 ↑

LG전자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사진=LG전자 ]
LG전자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사진=LG전자 ]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급증하는 북미 내 세탁기 수요와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연장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서 세탁기 공장 증설에 나선다.

LG전자 북미법인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있는 세탁기 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2천50만 달러(약 229억원)의 신규투자를 단행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 8월 클락스빌 세탁기 공장을 착공한 후 15개월만에 본격 가동에 나섰다. 이곳은 대지면적 125만㎡, 연면적 7만7천㎡ 규모로, 약 6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공장에는 지금까지 총 3억6천만 달러(약 4천억원)의 비용이 투입됐다. 이곳의 연간 생산물량은 최대 120만 대에 달하며 작년 8월까지 이곳에서 생산한 세탁기 물량은 100만 대로 집계됐다. 이 공장은 LG전자가 미국에서 생활가전 제품을 처음 생산하게 된 곳으로, 2개의 생산라인에서 드럼세탁기와 통돌이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추가 투자로 올 연말이면 LG 클락스빌 세탁기 공장의 고용 인력은 1천여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북미법인은 "현지에서 예상하지 못할만큼 급증하는 세탁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라며 "이번 신규투자로 인해 현지에서 334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남부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LG전자 세탁기 공장 전경. [사진=LG전자 ]
미국 남부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LG전자 세탁기 공장 전경. [사진=LG전자 ]

LG전자가 이처럼 나선 것은 급증하고 있는 미국 내 세탁기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LG전자의 세탁기 제품들이 최근 현지 고객 만족도 지수 1위에 오를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매출 증가에 한 몫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매출 기준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0.7%로 1위를 차지했고, LG전자는 16.7%로 그 뒤를 이었다. 월풀은 16.3%로 3위에 그쳤다.

윤태봉 LG전자 북미지역대표 부사장은 "LG전자 세탁기에 보내준 미국 소비자들의 사랑 덕분에 최근 수년간 판매량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기록했다"며 "이번 증설 투자도 현지에서 전례없는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LG전자의 공장 증설 움직임을 두고 지난 1월 연장된 세이프가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 때 수입 세탁기에 적용되는 세이프가드를 2년 연장했기 때문이다.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는 지난 2017년 미국 가전업체 월풀의 청원을 계기로 이듬해 2월 발효됐다. 세이프가드의 효력은 3년으로, 당초 올해 2월까지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월풀의 거듭된 요청과 함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해 12월 세이프가드 조치를 2년간 연장할 것으로 권고했고, 백악관이 이를 받아들여 기간이 늘어났다.

다만 현재 부과되고 있는 세탁기 완제품 수입물량 120만 대에 대한 16%의 관세는 추가 연장이 끝나는 오는 2023년까지 14%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120만 대 초과분에 대해선 40%에서 30%로 떨어진 관세를 물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도 국내 기업들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세이프가드가 발동되기 앞서 각 기업들이 미국 내 세탁기 공장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2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LG전자는 테네시주에 각각 세탁기 공장을 세웠다. 삼성전자의 연간 세탁기 생산 물량은 연간 100대 수준이다. LG전자와 달리 삼성전자는 세탁기 공장 추가 투자와 관련해 아직까지 계획이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월풀의 이같은 움직임으로 오히려 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현지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게 되면서 미국 시장 내 주도권 확보에 도움이 됐다"며 "다만 세이프가드가 예정대로 종료된다면 삼성·LG가 인건비가 비싼 미국보다 인근 중남미에서 세탁기를 생산, 지금보다 더 싼 가격을 내세울 수 있는 만큼 월풀 입장에선 이를 방어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면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물류비, 관세, 배송시간 등이 줄어 원가경쟁력도 올라간다는 장점이 있다"며 "신규 투자를 결정한 LG전자의 경우 향후 중장기 관점에서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에서 한층 더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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