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가난한 사람에게 언제까지 고기를 잡아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들에게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대 의과대학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가 우즈베키스탄에 전한 의료기술 분야에서 ‘고기 잡는 방법’이 성공했다.
중저 소득 국가인 우즈베키스탄 심장 수술팀은 시의적절한 심장 수술을 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의료팀의 수술 경험과 교육 부족이 중대한 원인으로 꼽혔다. 이런 문제점 극복을 위해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가 나섰다.
최근 10년 동안 우즈베키스탄 의료팀을 대상으로 팀 기반 접근법에 관한 꾸준한 연구를 통해 성공적 사업 성과를 입증했다. 관련 연구논문(논문명: Evaluation of a Ten-Year Team-Based Collaborative Capacity-Building Program for Pediatric Cardiac Surgery in Uzbekistan: Lessons and Implications)이 최근 ‘BMC Medical Education’ 학술지에 실렸다.
해당 연구는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에서 글로벌 수술(Global surgery) 프로그램으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수행해 온 ‘우즈베키스탄 선천성 심장병 수술 의료진 역량 강화를 위한 팀 기반 협력적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10년 동안의 성과를 평가한 것이다.
중앙아시아에서 우즈베키스탄 심장 수술팀이 뛰어난 실력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입증했다. 해당 논문은 우즈베키스탄 현지 의료팀과 한국 의료팀 간의 팀 기반 접근법을 통한 사업 효과를 평가했다.
연구결과 10년 동안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우즈베키스탄에서 심장 수술의 난이도(surgical complexity)의 객관적 지표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수술 아이의 나이는 낮아졌다. 이는 현지 의료팀의 역량이 증가했고 신생아 복잡 기형과 같은 난이도 있는 수술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여기에 우즈베키스탄 의료팀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팀 간 구축과 신뢰 관계 형성, 환자의 수술 결과에 대한 공동의 책임의식을 높였다.
제 1 저자인 한승헌 박사는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한 중저소득국에서 시의적절한 심장 수술이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는 의료팀의 수술 경험과 교육 부족이 중대한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이종욱글로벌센터의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진단과 수술, 중환자실 보살핌에 이르는 전체 의료활동 과정에서 우즈베키스탄 의료팀과 긴밀한 논의와 협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김웅한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장은 “중저가소득 국가의 국제보건에서 점점 중요성이 증가하는 글로벌 수술 분야에서 중요한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연구결과”라며 “중저가소득 국가를 다니다 보면 수술 장비나 수술 환경뿐 아니라 다양한 의료팀 간의 협조와 소통 결여, 지속적 의료팀 교육 부재로 자국에서 수술을 진행하지 못해 죽어가는 많은 환자를 본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라며 “이 때문에 이런 교육 방법을 통해 팀을 만들고 서로 소통하게 하고 팀 전체의 교육을 통 현지 의료팀들이 지속해 어려운 상황을 같이 고민하고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지탱 가능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의 ‘심장 수술 역량강화 사업’은 중저 소득국가의 의료팀이 자체적으로 심장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지 의료팀에게 의료 능력을 전수하고 현지 공동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심장병 환자를 치료하고 현지 병원의 심장 수술 자립기반을 조성하는 국제공헌사업이다.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는 고(故)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뜻을 따라 국제의료문제에 대한 교육, 연구, 정책자문, 국제공헌 실천을 목적으로 2012년 설립됐다.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는 서울대의 우수한 인력 자원을 바탕으로 한국의 보건의료 분야 국제개발 원조 효과성을 실현하고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하는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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