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인간 활동으로 지구에 에너지균형이 무너지고 있다. 태양에서 지구로 들어온 에너지 중 일부는 우주로 다시 빠져나가야 하는데 그 균형이 깨지고 있다. 더 많은 에너지를 지구가 흡수하고, 우주로 덜 빠져나가면서 지구가 가열되는 것이다. 그 원인은 인간에게 있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내놓은 연구논문의 결론이다.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오는 방사 에너지는 지구에 흡수되는 것과 지표면·대기에서 반사돼 우주로 방출되는 것이 있다. 그동안 흡수와 방출에 균형이 있었는데 최근 그 균형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로 방출돼야 할 에너지가 대기권의 구름과 온실가스에 재흡수되고 있다. 구름과 온실가스에 재흡수된 에너지는 다시 지구로 돌아온다. 지표면 온도가 상승하는 원인이다.
NASA 측은 “방출돼야 할 에너지가 있었는데 이중 방출되지 않고 온실가스 등으로 재흡수돼 지구에 영향을 미친다”며 “쉽게 말해 우주로 탈출해야 할 에너지가 지구로 되돌아오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전문 용어로는 ‘복사 강제력(radiative forcing)’이라고 부른다. 복사 강제력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인간 활동이 그 원인이다.
기후 모델링은 인간 활동이 온실가스 방출의 원인이고 이 때문에 지구 에너지 총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예상했다. 이 예상에 대해 NASA가 최근 직접 관측을 통해 확인했다. NASA 측은 “복사 강제력은 인간 행동으로 더 증가하고 있고 지구 에너지균형에 영향을 미치면서 궁극적으로 기후변화를 불러온다”고 설명했다.
관련 논문은 지난 25일(현지 시각) 지구물리학 연구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실렸다.
제1 저자인 리안 크래머(Ryan Kramer) NASA 연구원은 “이번에 발표한 논문은 글로벌 관측(온실가스와 에어로졸 등)을 이용한 지구의 전체 복사 강제력을 계산한 첫 번째 결과물”이라며 “인간 활동이 지구 에너지 총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NASA는 CERES(Clouds and the Earth’s Radiant Energy System) 프로젝트를 통해 지구 대기권 정상의 복사 흐름을 연구하고 있다. 1997년부터 관련 위성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했다. 각각의 측정은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지구 시스템에 들어오고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떠나는지 복사에 있어 변화를 파악했다.
이 데이터를 해양의 열 측정 등 다른 데이터와 결합한 뒤 ‘지구는 심각한 에너지 불균형에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크래머 연구원은 “심각한 에너지 불균형은 파악됐는데 그 원인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인 파악을 위해 연구팀은 총 에너지 변화 중 인간에 의해 발생하는 양을 분석했다. 수증기, 구름, 온도, 표면 알베도(반사율)와 같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요인의 변동으로 불균형이 얼마나 많이 발생했는지를 먼저 계산했다.
연구팀은 각각의 자연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에너지 변화를 계산한 다음 합계에서 그 값을 뺐다. 결론적으로 남는 부분은 복사 강제력이었다. 연구팀이 이 같은 방법으로 계산한 결과 인간 활동으로 2003~2018년까지 제곱미터당 약 0.5와트(Watts)의 복사 강제력이 지구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발전, 운송과 산업 제조 등에서 발생하는 인간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복사 강제력을 이젠 실시간으로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는 측면에서 큰 성과로 평가된다. 인간 활동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하고 기후대응 노력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가빈 슈미트(Gavin Schmidt) NASA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두고 “미래에 기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모델링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예측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 복사 에너지 흐름 동영상 보기(youtu.be/P_tcjpWdh1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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