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특허를 무기로 삼아 마구잡이식 소송전을 벌이는 '특허괴물' 솔라스가 삼성, LG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에게 연이어 승소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LG는 패소 후 솔라스와 합의하며 분쟁을 마무리 지었지만 삼성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히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를 둔 솔라스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에서 배심원단으로부터 승소 평결을 받았다.
솔라스는 자신들이 미국 특허청에 등록해 보유하고 있는 올레드 관련 기술 특허 2건이 삼성에 의해 침해당했다고 주장해왔다. 갤럭시 S·노트 등 스마트폰을 만들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지적이다.
배심원단은 삼성이 솔라스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약 6천274만 달러(약 716억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이번 결정은 법원의 최종 판결을 거쳐 확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종 판결이 나오면 즉시 항소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번 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솔라스는 삼성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독일 지방법원에도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솔라스는 앞서 지난 2019년 5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미국에서 처음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LG 역시 솔라스와 다툼을 벌여 피해를 입었다. 지난 2019년 5월 솔라스가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를 상대로 독일 만하임, 미국 텍사스 등에서 소송을 낸 것이다. 이후 올 초 독일에서 솔라스가 승소 판결을 받아냈고, 이를 토대로 양측은 지난달 합의를 통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소송전을 마무리했다. LG디스플레이 등은 합의 명목으로 적지 않은 금액을 보상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솔라스 등 특허괴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어나자 국내 업계는 이에 대비해 최근 특허 전문 인력 보강에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미국 코빙턴앤드벌링 로펌 출신의 특허분쟁 전문가인 김창식 변호사를 법무팀 IP 담당 임원으로 선임했고, LG디스플레이는 지식재산권(IP) 담당 사내 변호사를 모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솔라스는 다른 기업들로부터 특허를 매입한 뒤 이를 바탕으로 세계 각지에서 소송을 남발해 로열티를 벌어들이는 이유로 '특허괴물'이라고 불린다"며 "설립 직후부터 국내 기업이 선도하고 있는 올레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특허를 매입해 대규모 소송전을 준비해왔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과를 계기로 솔라스의 특허 공격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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